위기는 곧 기회일까?
KIA 타이거즈는 지난 2019년 7월6일 NC 다이노스와 깜짝 트레이드를 단행했다. 외야수 이우성(28)을 영입하고 주전으로 뛰던 외야수 이명기(35)를 내주었다. 트레이드의 목적은 분명했다. 젊은 우타거포를 얻기 위한 것이었다. 이우성은 당시 25살의 젊은 유망주였다.
언론들은 미래를 위한 투자로 풀이했다. 이명기는 2017년 SK 와이번스에서 김민식과 함께 트레이드로 데려온 타자였다. 그 해 리드오프로 활약하며 3할3푼2리의 고타율을 과시했다. 정규리그와 한국시리즈 우승을 차지했다. 2018년도 3할2리의 타율을 기록했다.
이명기는 트레이드 당시 2할8푼3리를 기록중이었다. 고질적인 발목통증에 시달리는 시점이었다. KIA는 통산 3할 타자였던 32살 이명기를 과감하게 건넸다. 이명기는 NC 유니폼을 입더니 2020년 3할타자로 복귀했고 통합 우승에 기여했다. 결과적으로 트레이드 효과는 NC가 누렸다.
이우성은 거포로 자리잡지 못했다. 타격부진으로 포지션을 쥘 수 없었다. 기회를 얻어 32경기 87타석에 나섰으나 1할7푼5리 3홈런에 그쳤다. 작년까지 4시즌을 뛰었지만 풀타임 혹은 규정타석도 없었다. 2020년과 2021년은 각각 67타석, 100타석을 소화했다. 2년 동안 홈런이 없었고 2022년 1홈런을 기록했다.
2022시즌도 쉽지 않았다. 150억 FA 나성범이 붙박이 우익수로 입단하는 통에 자리가 좁아졌다. 스프링캠프에서 좌익수 주전 경쟁을 벌였다. 신예 김석환에게 개막전 주전을 내주었다. 5월 활발한 타격을 앞세워 주전을 꿰차는 듯 했다. 다시 부진이 찾아왔고 이창진에게 자리를 내주었다. 벤치출발이 잦았고 가끔 선발기회를 얻을 뿐이었다.
그래도 성과는 있었다. 80경기 137타석에 들어서 타율 2할9푼2리를 기록했다. 12타점과 23득점을 올렸다. 데뷔 이후 가장 높은 OPS 0.736을 기록했다. 훌륭한 우타 대타로 노릇도 했다. 대타 타율이 3할3푼3리였다. 우익수와 좌익수 백업으로 나서며 경기를 잡는 빅캐치도 펼쳤다. 대주자로도 절실함이 묻은 플레이로 박수를 받았다. 178일간 1군에 있었다. 12일 빠졌을 뿐이었다.
이적 5년차를 맞는 2023시즌도 치열한 생존경쟁에 몰려있다. 작년과 마찬가지로 이창진, 김석환과 좌익수 경쟁을 벌인다. 작년의 정교한 타격을 살린다면 주전 가능성도 있다. 그러나 두 달이 지나면 최원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전역한다. 최원준이 돌아오면 나성범, 소크라테스와 함께 외야진이 새롭게 구성할 가능성이 크다.
그러나 단순한 전망일 뿐이다. 이우성은 아직 28살로 젊다. 누구보다 성실하고 팀을 위한 마음도 크다. 그러기에 작년의 타격과 수비에서의 성장은 그 이상을 해낼 것이라는 기대감을 낳는다. 올해도 쉽지 않는 시즌이지만 충분히 승자가 될 수 있는 능력이 있다. 위기는 곧 기회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