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인 내야수 박효준(27)은 올 겨울 3번이나 양도 지명(DFA) 되면서 팀을 계속 옮겨 다녔다. 40인 로스터 제외를 의미하는 DFA는 일종의 방출 대기를 의미한다. DFA 된 선수는 웨이버 기간 원하는 팀의 클레임을 받으면 이적하게 된다. 원하는 팀이 없으면 마이너리그로 소속이 이관되거나 완전한 방출로 FA가 된다.
지난해 11월23일(이하 한국시간) 피츠버그 파이어리츠에서 DFA 통보를 받은 박효준은 보스턴 레드삭스로 이적했지만 12월14일 다시 DFA 됐다. 그로부터 3일 뒤 애틀랜타 브레이브스가 박효준을 데려갔지만 12월29일 또 다시 DFA 되고 말았다. 원하는 팀이 나오지 않으면서 박효준은 1월6일자로 애틀랜타 산하 트리플A 그윈넷 스트리퍼스로 이동했다. 메이저리거에서 마이너리거로 신분이 바뀐 것이다.
박효준보다 더 자주 옮긴 선수도 있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좌투좌타 1루수 르윈 디아즈(27)가 불운의 주인공이다. 최근 6주 사이 무려 5번이나 DFA 되는 설움을 겪고 있다.
디아즈는 지난해 11월16일 마이애미 말린스에서 DFA 된 뒤 일주일 만에 피츠버그 클레임을 받아 팀을 옮겼다. 당시 디아즈를 영입하면서 피츠버그가 DFA로 정리한 선수가 박효준이었다.
디아즈에겐 이건 시작에 불과했다. 12월1일 피츠버그에서 DFA 된 디아즈는 이틀 뒤 볼티모어 오리올스로 이적했지만 12월22일 다시 DFA 됐다. 이어 이틀 뒤 애틀랜타로 옮기며 박효준과 잠시 한 팀이 됐지만 5일 만에 또 DFA 되면서 방출 대기 신세가 됐다.
이어 해가 바뀌어 1월6일 볼티모어가 다시 디아즈를 불렀다. 그런데 이번에도 일주일을 채 가지 못했다. 볼티모어가 12일 보스턴 좌완 불펜 다윈존 에르난데스를 현금 트레이드로 영입한 뒤 디아즈를 40인 로스터에서 제외한 것이다. 다시 웨이버 기간을 보낸 뒤 디아즈의 거취가 결정된다.
최근 6주 사이 디아즈는 마이애미→피츠버그→볼티모어→애틀랜타→볼티모어로 팀이 계속 바뀌면서 5번이나 DFA 통보를 받았다. 볼티모어에서만 두 번의 DFA와 클레임을 반복했다. ‘USA투데이 스포츠’ 밥 나이팅게일 기자는 ‘지난 6주 동안 5번이나 DFA 된 디아즈는 메이저리그 신기록을 세운 것 같다’며 단기간 이처럼 팀을 자주 옮긴 선수가 없다고 설명했다.
디아즈는 지난 2020년 마이애미에서 빅리그 데뷔 후 3년간 112경기를 뛰며 타율 1할8푼1리 58안타 13홈런 27타점 OPS .567을 기록했다. 장타력은 있지만 정확성이 너무 떨어졌다. 40인 로스터 끄트머리에 있다 보니 쉽게 버림을 받는 처지. 확실한 40인 로스터 자원은 아니지만 뎁스 보강 차원에서 각 팀들의 부름은 끊이지 않는다. 과연 이번에도 디아즈를 원하는 팀이 있을지, 아니면 볼티모어 마이너리그로 넘겨질지 주목된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