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SG 랜더스 외야수 한유섬(34)이 2023년 새 시즌에도 ‘주장’을 맡아 지난해 기운을 이어가고자 한다.
한유섬은 11일 OSEN과 인터뷰에서 “힘든 결정이었다. ‘내가 하는게 맞나’ 싶었다. 개인적인 생각으로는 (김) 광현이 형이 팀을 대표하는 스타이기 때문에 한번 하는게 맞지 않을까 싶었지만 내가 하게 됐다”고 말했다.
SSG는 지난해 12월 24일 “2023시즌 선수단을 이끌어나갈 주장으로 한유섬으로 정했다”고 발표했다. 김원형 감독이 한유섬과 개인적인 면담자리에서 내년 시즌 주장을 다시 맡아줄 것을 제안했고, 한유섬이 이를 받아들이며 주장을 맡게 됐다.
김 감독은 “(한)유섬이가 올시즌 통합우승을 달성하기까지 선수들과 코칭스탭간 가교역할을 정말 잘해줬고 주장으로서 책임감 있는 모습을 보여줬다. 내년 시즌도 본인의 역할을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고 말했다.
당시 한유섬은 “올 한해 모든 분이 도움을 주면서 통합우승 주장으로 빛내줘서 너무 감사 드린다. 내년에도 선수단과 호흡을 잘 맞춰 멋있는 시즌을 만들 수 있도록 잘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지난 2021년 옆구리 부상을 입은 이재원 대신 임시 주장직을 맡았던 한유섬은 지난해 정식 주장으로 한 시즌을 보냈고 올해도 선수단 기둥 노릇을 하게 됐다.
주장 한유섬이 이끈 SSG는 지난해 KBO 최초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을 거두고 한국시리즈 우승까지 ‘통합 챔피언’이 됐다.
한유섬은 지난해 11월 8일 키움 히어로즈와 한국시리즈 6차전에서 주루 도중 허벅지 근육 부상을 입었다. 마무리는 하지 못했지만 그날은 SSG가 ‘통합 우승’을 이룬 날이다. 들것에 실려 병원으로 이송됐던 한유섬은 목발을 짚고 야구장으로 돌아와 우승의 기쁨을 함께 누렸다.
그는 “동료들이 밥상을 잘 차려줬고, 나는 단지 주장이라는 이유로 숟가락만 얹은 듯 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하지만 한유섬은 지난 시즌 135경기에서 타율 2할6푼4리 21홈런 100타점으로 중심 타자 노릇을 톡톡히 했다.
지난 2018년(115타점) 이후 개인 두 번째 세 자릿수 타점을 올린 시즌이기도 하다. 시즌 종료 후 비시즌 동안 그는 재활 중이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경기에서 부상을 입은 부위를 치료하고 2023년 새 시즌을 위해 부지런히 치료받고 재활 운동을 하고 있다.
한유섬은 “쉴틈 없이 시간을 보내고 있다. 한국시리즈 마지막 날 다쳐서 휴식 없이 시간을 보냈다”며 “몸은 많이 회복됐다. 이제 훈련 강도를 올렸다. 12월 말 기준으로는 70~80% 정도 회복된 상태였다”고 전했다.
이어 그는 “너무 힘들어서 ‘하루는 쉴까’라는 생각도 든다. 그런데 오늘도 강도 높은 훈련을 하고 왔다”고 알렸다.
SSG 선수단은 올해 미국 플로리다에서 2023시즌을 준비한다. 선발대는 25일, 본진은 29일 미국으로 출국할 예정이다. 본격적인 새 시즌 준비 시점이 한달도 채 남지 않았다.
지난해 ‘통합 우승’에 대한 부담감이 없다면 거짓말일 듯. 한유섬은 “지난해 정말 믿기지 않을 시즌을 보냈다. 올해는 오래오래 잘 유지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있다. 선수단 모두 마찬가지일 것이다. 하지만 편하게 했으면 좋겠다. 지난해 잘 한대로 똑같이 하면 좋은 시즌이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프로페셔널 한 면을 보여주고 싶다. 프로 선수로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야 한다. 프로 선수라면 그렇게 하는게 맞다”고 했다. 그러면서 가족들에게는 미안한 마음을 남겼다.
오는 28일은 한유섬의 딸 생일이다. 국내에서 재활을 하다가 25일 선발대로 일찍 따뜻한 캠프지에 가서 새 시즌을 준비하는 방법도 있겠지만 딸 생일은 챙겨야 한다는 아빠의 마음으로 본진으로 가기로 했다.
비시즌이 워낙 짧아 아내와 딸에게도 미안한 마음이 크다. 한유섬은 “서운할 것이다. 그래도 내색하지는 않는다”고 고마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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