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홈런과 53타점을 채울 수 있을까?
KIA 타이거즈 타선은 스토브리그에서 보강이 없었다. 1년 전에는 에이스 양현종과 간판타자 나성범을 잡는데 성공해 투타에서 상당한 전력을 강화했다. 그러나 FA 시장에 발을 담그지 않았다. 오히려 FA 자격을 얻은 포수 박동원을 놓치면서 전력누수가 발생했다. 작년보다 전력이 하락했다는 의미이다.
박동원은 트레이드와 동시에 주전 마스크를 썼고 하위 타선에 포진했다. 포수 박동원의 장점은 강한 어깨와 안정된 블로킹이이었다. 타자로 17개의 홈런과 53타점, OPS 0.773를 기록했다. 풀스윙을 하느라 삼진(87개)이 많았지만 분명히 일발장타는 타선의 무게감을 더해주었다.
작년 박동원을 데려온 이유는 공격력이었다. 김민식과 한승택이 포진한 8번 타순은 위협적이지 못했다. 수 년 째 2할대 초반의 타율과 낮은 출루율로 KIA 타선의 구멍이었다. 상당한 출혈을 감수하고 박동원을 데려왔고, 홈런으로 구멍을 메웠다. KIA 공격력이 1위를 차지한 이유 가운데 하나였다.
이제는 박동원이 없다. 2023 포수진 가운데 박동원의 타격능력에 근접하는 이는 보이지 않는다. 트레이드 문을 닫았다. 한승택과 주효상이 1군 마스크를 쓸 가능성이 높다. 퓨처스팀의 신범수와 김선우, 전역병 한준수는 대기 병력이다. 결국 박동원의 17홈런과 53타점을 채우는 것이 KIA 타선의 숙제이다.
최고의 시나리오는 포수들이 힘을 내는 것이다. 스프링캠프와 시범경기에서 치열한 경쟁을 하면서 타격능력을 끌어올린다면 더할 나위 없다. 한승택은 한 시즌 9홈런까지 때린 적도 있다. 신범수는 타격이 좋아 송구 능력이 좋아진다면 보탬이 될 수 있다. 포수 타순에서 대타를 조기에 투입하는 등 최대한 효율적으로 운용할 것으로 보인다.
결국은 중심타선의 힘이 필요하다. 나성범은 작년 21홈런에 그쳤다. 올해 30홈런에 재도전한다. 2년 연속 두자릿 수 홈런을 터트린 황대인도 첫 20홈런을 기대받고 있다. 작년 전반기 뜨거웠지만 사구 후유증으로 후반기 장타력이 떨어진 소크라테스도 심기일전할 것으로 보인다.
마지막 계약 시즌을 맞는 노장 최형우의 방망이에도 관심이 쏠린다. 작년 전반기 장타력이 뚝 떨어졌다. 3할6푼9리에 불과했다. 그러나 후반기에는 실마리를 찾더니 4할9푼의 녹슬지 않은 장타력을 과시했다. 올해 기대감이 높아지는 대목이다. 이어 6월13일 복귀하는 최원준의 활약으로 나머지를 채워야 한다. 모두 십시일반이다. 박동원의 '17홈런 53타점' 채우기는 KIA 공격력 1위 유지와 밀접하게 관련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