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를로스 코레아의 길었던 겨울에 마침내 끝이 보이기 시작했다.
코레아는 메이저리그 통산 888경기 타율 2할7푼9리(3346타수 933안타) 155홈런 553타점 OPS .836으로 활약한 특급 유격수다. 이번 FA 시장에서는 트레이 터너(필라델피아), 잰더 보가츠(샌디에이고), 댄스비 스완슨(컵스) 등과 함께 유격수 최대어로 평가받았다.
공수에서 모두 빼어난 기량을 자랑하는 코레아는 역대급 계약을 성사시킬뻔했다. 지난해 12월 14일(이하 한국시간) 샌프란시스코와 12년 3억5000만 달러(약 4368억원) 계약에 합의한 것이다. 하지만 메디컬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하면서 계약이 불발됐다.
코레아의 에이전트 스캇 보라스는 샌프란시스코와의 계약이 어려워지자 곧바로 메츠와 11년 3억1500만 달러(약 3931억원) 계약을 이끌어냈다. 하지만 메츠 역시 메디컬 테스트 결과 이후에 계약을 주저하며 지난한 협상에 들어갔다.
협상이 길어지자 미네소타가 갑자기 등장했다. 지난해 코레아와 함께했던 미네소타는 코레아에 대한 확신을 어느정도 가지고 있었고 지난 11일 6년 2억 달러(약 2496억원) 계약에 합의했다. 6년 이후에는 베스팅 옵션이 있어 계약 규모는 최대 10년 2억7000만 달러(약 3370억원)까지 늘어날 수 있다.
미국매체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코레아가 마지막으로 야구계에 충격을 줬다. 코레아는 이번 오프시즌 도합 10억 달러에 가까운 3개 계약에 합의했다. 첫 두 계약은 부상 우려 때문에 무산됐다. 메이저리그 역사상 가장 역동적이었던 FA 계약의 승자와 패자를 살펴보자”라며 이번 FA 계약을 분석했다.
가장 먼저 생각할 수 있는 승자는 코레아 영입에 성공한 미네소타다. 당초 미네소타는 코레아에 10년 2억8500만 달러를 제안했던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샌프란시스코의 제안에 밀려 코레아를 영입하지 못했다. 샌프란시스코와 코레아의 계약이 결렬된 이후에 다시 한 번 코레아에 접근했지만 이번에는 메츠가 승리했다.
NBC스포츠베이에어리어는 “미네소타는 코레아의 계약이 두 차례 무산되는 동안 인내심을 갖고 기다렸다. 메츠와의 합의 이후 모든 것이 조용해졌을 때 미네소타는 코레아를 데려오기 위해 발빠르게 움직였다”라며 미네소타의 움직임을 호평했다.
미네소타 프랜차이즈 스타이자 지난해 코레아와 함께 뛴 동료인 바이런 벅스턴도 승자로 꼽혔다. 좋은 팀 동료와 함께 포스트시즌 18연패를 끊을 기회를 얻었기 때문이다.
가장 큰 패자는 단연 코레아와 에이전트 보라스다. 최초 12년 3억5000만 달러라는 초대형 계약을 따냈지만 결국에는 6년 2억 달러 계약에 만족해야했다. 최대 10년 2억7000만 달러까지 계약 규모가 커질 수 있지만 샌프란시스코가 제안했던 계약과 비교하면 크게 아쉬운 것이 사실이다. 이 매체는 “코레아가 놓친 돈을 보라. 보라스도 ‘코레아마스(코레아+크리스마스)’에서 얻을 수 있었던 돈을 생각하면 행복할 수 없을 것이다”라고 평했다.
코레아 영입을 주도했던 메츠 구단주 스티브 코헨도 패자로 선정됐다. 코헨은 코레아와의 계약에 합의한 이후 팬들의 열렬한 지지를 받았지만 계약이 완전히 마무리되기 전에 공개적으로 계약에 대한 이야기를 한 것이 발목을 잡았다. NBC스포츠 베이에어리어는 “코헨의 발언들은 메츠가 코레아의 부상을 우려해 계약 규모 또는 기간을 조정하려고 했을 때 협상을 복잡하게 만들었을 수 있다”라고 분석했다.
샌프란시스코에 대한 평가는 복잡했다. 이 매체는 “샌프란시스코는 처음에는 승자, 이후 패자, 다시 승자, 그리고 지금은 패자”라면서 “샌프란시스코는 애런 저지를 놓친 슬픔을 코레아로 달랬지만 부상 우려 때문에 계약을 포기했다. 이후 메츠가 샌프란시스코와 같은 이유로 코레아와의 계약을 주저하면서 샌프란시스코의 판단이 틀리지 않았음이 드러났다. 하지만 코레아가 다시 미네소타로 돌아가면서 의문이 생겼다. 샌프란시스코는 다시 협상을 하는데 전혀 관심이 없었나? 샌프란시스코는 괜찮은 스토브리그를 보냈지만 슈퍼스타나 코레아나 저지가 없어 여전히 불완전하다는 느낌이 든다”라며 메츠의 협상이 결렬됐을 때 샌프란시스코가 다시 코레아 영입을 시도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