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국대 시절 '대학리그의 오승환'이라 불렸던 우완 파이어볼러 김승현(31)이 KIA에서 새롭게 출발한다.
김승현은 2016년 삼성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고 프로 무대에 데뷔했다. 150km의 빠른 공이 주무기였던 김승현은 1군 통산 91경기에 등판해 2승 8패 4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5.51. 입단 당시 즉시 전력감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부상과 부진으로 아쉬움을 남겼다.
지난해 10월 삼성에서 방출 통보를 받은 그는 팀 동료였던 이수민과 호주행 비행기에 올랐다. 이병규 감독이 이끄는 질롱 코리아에 참가하기 위해서였다.
건강한 모습으로 힘찬 투구를 선보인 김승현. KIA에서 두 번째 기회를 얻게 됐다. 구단 측은 중간 계투 뎁스 강화 차원에서 김승현에게 기회를 준 것.
11일 오후 기자와 통화가 닿은 김승현은 "호주에 다녀온 뒤 KIA에서 연락이 와서 입단 기회를 얻게 됐다. 기회를 주셔서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빠른 공이 강점인 김승현은 호주 무대에서 뛰면서 변화구 구사 능력 향상에 초점을 맞췄다. "직구로만 해서 안 된다는 걸 느껴 변화구 연습을 많이 했다. 새롭게 구종을 추가한 게 아니라 기존 구종을 더 정교하게 만드는데 주력했다". 김승현의 말이다.
외부에서 바라봤던 KIA는 어떤 팀일까. 그는 "삼성에 있을 때 KIA는 한국의 뉴욕 양키스라는 인상을 받았다. 팬들의 열정도 강하고 전통의 명문 구단이기 때문이다. 아직 겪어보지 못했지만 기대되는 부분이 많다.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열심히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강이준, 변우혁, 김유신, 이준영 등 평소 친분이 두터운 선수들이 많아 팀 적응에도 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승현은 KIA에서 성공적으로 안착하기 위해 기복을 줄이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야구를 하다 보면 좋을 때도 있고 나쁠 때도 있는데 기복이 없는 모습을 보여주고 싶다. 좋을 때와 안 좋을 때의 차이가 크다 보니 아쉬움을 남겼는데 기복을 줄여 꾸준한 선수라는 이야기를 듣고 싶다".
건국대 시절 스승이었던 김성호 스카우트와 재회하게 된 것도 김승현에게 큰 힘이 될 듯. 대학리그의 오승환이라는 찬사를 받았던 김승현이 KIA에서 방출 선수 신화의 새로운 주인공이 될 수 있을까.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