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산이 항상 그리웠다."
양의지(36)는 11일 오후 서울 잠실구장에서 열린 두산 베어스 입단식에 참석해 친정으로 금의환향한 소감을 전했다.
먼저 전풍 사장이 단상에 올라 등번호 25번이 새겨진 유니폼과 모자를 양의지에 직접 전달했다. 이어 김태룡 단장, 이승엽 감독, 김재환, 허경민이 차례로 축하 꽃다발을 전달했고, 아내와 큰 딸 소율 양과의 기념사진 촬영이 이어졌다. 두산 구단은 소율 양이 좋아하는 마스코트 ‘철웅이’를 초청해 함께 촬영을 진행했다.
FA 최대어였던 양의지는 지난해 11월 22일 4+2년 최대 152억 원에 두산과 계약했다. 첫 4년은 계약금 44억 원, 연봉 총액 66억 원을 수령하고, 2026시즌 종료 후 인센티브 포함 2년 최대 42억 원의 선수 옵션이 포함됐다. 양의지는 종전 김광현(SSG)의 151억 원(4년)을 뛰어넘어 KBO리그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다.
진흥고 출신의 양의지는 지난 2006년 신인드래프트에서 두산 2차 8라운드 지명을 받으며 프로 생활을 시작했다. 2010년부터 주전으로 도약해 9년 동안 두산 안방을 지키며 2015, 2016년 우승을 이끌었고, 2018년 12월 4년 총액 125억 원에 NC로 떠나 2020년 또 한 번 우승반지를 차지했다. 양의지의 16시즌 통산 성적은 1585경기 타율 3할7리 1546안타 228홈런 944타점 OPS .892에 달한다.
두산은 양의지가 떠난 뒤 박세혁 체제로 2019시즌 통합우승을 해냈지만 이후 잦은 기복 속에 확실한 주전 포수의 필요성을 느꼈다. 두산은 이번 FA 시장에서 박정원 구단주까지 직접 나서 양의지 설득에 나섰고, 그 결과 국가대표 포수를 복귀시키는 데 성공했다. 양의지는 36살의 나이에도 타격, 수비 모두 정상급 기량을 유지 중이며, 어린 투수들의 성장을 돕는 데 탁월한 능력이 있다.
두산의 외부 FA 영입은 지난 2014년 11월 장원준(4년 84억 원) 이후 8년만의 일이다. 그 동안 늘 선수 유출이 익숙했지만 이승엽호 출범과 함께 베어스 왕조 재건을 외치며 오랜만에 지갑을 제대로 열었다. 양의지는 2021년 12월 김재환의 4년 총액 115억 원을 넘어 구단 역대 FA 최고액을 경신했다.
다음은 양의지와의 일문일답이다.
-입단 소감
바쁘신 와중에 많은 분들이 참석해주셔서 감사드린다. 4년 만에 친정으로 돌아올 수 있게 좋은 대우해주신 박정원 구단주님, 전풍 사장님, 김태룡 단장님, 김승호 팀장님께 감사드린다.
-2006년 입단 때와 지금의 기분을 비교한다면
그 때는 두산 지명을 받고 꿈에 그리던 프로에 입단해 좋았는데 다시 한 번 그 팀에 돌아올 수 있게 돼 기쁜 마음이 크다. 가족들이 많이 좋아한다.
-두 번째 FA 계약이라 부담도 클 것 같다
프로야구 선수로서 그라운드에서 매 년 최선을 다한다는 마음가짐은 변함이 없다. 두 번째 계약인데 좋은 대우해주신 구단에 감사드린다. 이예랑 대표팀(에이전트)이 발에 불이 나도록 뛰어주셔서 좋은 계약할 수 있었다.
-김재환, 허경민과 나눈 대화는
작년에 FA 계약하기 전부터 같이 했으면 좋겠다고 동생들이 많은 이야기를 해줬다. 이렇게 현실로 돌아오니 너무 기쁘다. 그 친구들이 나를 엄청 원하고 환영해줬다. 동생들을 위해서 열심히 해야한다는 마음가짐이 든다. 기분이 좋다.
-두산은 반등이 필요한 상황이다. 후배들을 어떻게 이끌 생각인가
상대팀으로 있을 때 자신감이 떨어져 보였다. 후배들에게 내 모든 걸 주고 싶다. 기존에 있던 김재환,김재호, 장원준과 힘을 모아서 다시 두산이 강팀이 될 수 있도록 만들어가는 게 내 역할이라고 생각한다. 예전 모습 되찾으려면 빨리 자신감을 찾아야 한다. 또 이승엽 감독님이 계시기 때문에 조금 더 힘을 더 얻을 것 같다. 2023시즌이 기대된다. 빨리 야구장에 나가서 팬들에게 많은 모습을 보여드리고 싶다.
-두산에서의 목표는
감독님과 생각이 비슷하다. 매 년 목표를 우승으로 잡기 때문에 그 목표를 위해서 한 시즌 동안 준비 잘해서 최선을 다할 것이다. 나 또한 2년 동안 가을야구를 못했기 때문에 남은 기간 가을야구를 많이 해서 한국시리즈에 많이 올라가도록 잘해야 한다.
-이승엽 감독과 나눈 이야기는
이승엽 감독님과 크게 대화한 건 없다. 잘 부탁드린다고 말씀드렸다.
-WBC 출전도 앞두고 있다. 각오를 듣고 싶다
WBC를 위해서 예전보다 기술훈련에 빨리 돌입했는데 팀에 민폐되지 않도록 좋은 경기하도록 하겠다. 함께 가는 곽빈 선수는 신인 입단 때부터 좋아했고, 정철원 선수는 신인왕을 받아서 자신감이 많이 차있는데 그 흐름대로라면 내가 이래라저래라 안 해도 좋은 성적을 내지 않을까 싶다. 그 친구들이 잘할 수 있게 옆에서 지원만 잘하면 좋은 결과 있을 것 같다.
-최근 대표팀이 좋은 성적을 내지 못했다. 주축 선수로서 각오는.
대표팀에서 좋은 성적을 못 냈음에도 다시 뽑아주신 이강철 감독님께 감사드린다. 이번에 명예회복할 수 있도록 준비 잘하겠다. 좋은 경기를 하기 위해 칼을 갈고 있다.
-두산에 대한 그리움이 얼마나 컸나
떠나면서 상대로 있을 때 두산 벤치를 많이 쳐다보게 된 것 같다. 항상 그리움이 있었다. 2020년 상대로 만나서 우승을 한 순간이 기억이 난다. 우승하고 잘 안 우는데 눈물이 많이 나더라. 그거 때문에 두산에 돌아오지 못할 거라고 생각했는데 팬들께서 작년부터 계속 메시지로 복귀했으면 좋겠다고 보내주셨고, 원정 호텔에서도 많은 이야기를 해주셨다. 이에 많은 힘을 얻어서 다시 돌아올 수 있지 않았나 싶다.
-가장 그리웠던 부분은
야구할 때 두산 동료들과 같이 못한 것이었다
-입단식에 참석한 가족에게 한 마디 한다면
결정을 해준 가족에게 고맙다. 항상 원정을 다녀서 애들이랑 같이 지낼 시간이 많이 부족했는데 이렇게 함께할 수 있어 뜻깊다. 첫째가 학교를 들어간다. 초등학생이면 많은 걸 알더라. 아빠의 멋진 모습을 자랑할 수 있게 된 부분이 가장 뜻깊다. 아내가 옆에서 고생하고 있는데 묵묵히 잘 뒷바라지해줘서 너무 감사하게 생각한다. 힘들게 혼자 이사해야하는데 불평 불만하지 않고 잘해줄 것으로 믿는다. 감사하고 고맙다.
-41살까지 현역 생활이 보장됐다. 몸관리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할 것 같다.
프로라면 당연히 해야 할 일이다. 구단에서 날 믿고 큰 계약을 안겨주셨기 때문에 몸 관리를 잘해서 끝까지 좋은 모습 보여드리겠다. 다 끝나고도 3년 더 하고 싶다.
-이승엽 감독과의 인연이 있다면
군대 제대하고 미야자키 캠프 처음 갔는데 그 때 감독님께서 저녁마다 야간운동하러 오셨다. 저런 대선수이자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국민타자가 운동이 부족하다고 오신 걸 보고 많은 걸 배웠다. 많이 노력해야한다는 걸 느꼈다. 멀리서 지켜봤지만 항상 겸손하시고 후배들을 잘 챙길 줄 아는 분이셨기 때문에 나뿐만 아니라 많은 선수들에게 존경받는 것 같다. 타자로 만나 포수로 앉아있을 때는 국민타자라 말을 많이 못했던 것 같다.
-NC로 떠난 박세혁에게 해줄 말이 있다면
최재훈 박세혁 김재환과 어릴 적 고생이 많았는데 다들 잘됐다. 이제 세혁이도 잘 됐으면 했는데 내가 뜻하지 않게 돌아오면서 세혁이가 NC로 가게 됐다. 세혁이도 구단에 남고 싶은 마음이 컸는데 마음에 걸렸다. 그래서 미안하다는 이야기를 했다. 세혁이는 젊기 때문에 두 번째 FA도 해서 더 많은 금액을 받았으면 좋겠다. 세혁이가 같이 또 열심히 하자고 이야기해줘서 형으로서 기분 좋게 갈 수 있었다. 나도 박수쳐주고 축하한다고 해줬다.
-두산이 다시 반등하기 위해 필요한 것은
상대로 앉아서 경기해보면 부담스럽고 홈런도 많이 치고, 빠른 선수도 있고, 수비도 좋아서 경기할 때 이기기 정말 힘들었다. 다만 작년에는 안 풀리는 경기가 많았다. 그걸 빨리 잊고 좋은 분위기로 정비를 빨리 했어야 했다. 부상선수가 많아지면서 9위로 떨어지지 않았나 싶다. 그러나 9위로 떨어졌어도 언제든지 반등 가능한 팀이 두산이다. 반등 요소를 빨리 찾아 동료들과 힘을 모아서 좋은 순위로 시즌을 마치고 싶다.
-박정원 구단주와의 저녁식사 뒷이야기가 궁금하다
구단주님과 첫 식사자리는 원래 감독님과 먹기로 한 자리엿다. 그런데 갑자기 오셔서 몹시 당황했다. 코로 먹는지 입으로 먹는지 몰랐다. NC로 가면서 밥 한 번 사주고 싶다고 하셨는데 그날 사주셔서 감사했다. 날 많이 생각해주셨는지 함께 하고 싶다고 한마디 해주셔서 알겠다고 했다. 나도 사진을 찍고 싶어서 한 번 찍었는데 그렇게 일이 커질 줄 몰랐다. 계약서도 작성 안 한 상태에서 사진이 올라와 당황했다.
-스프링캠프에서 가장 공을 받아보고 싶은 투수는
아직 누군지는 확실히 모르겠다. 빨리 다 받고 특정선수가 아닌 모든 선수들의 기량이 발전하도록 많은 도움을 주고 싶다.
-응원가도 그리웠나
솔직히 유튜브로 몇 번 들어봤는데 귓가에 맴돌더라. 첫 타석에 응원가가 나온다면 솔직히 집중이 안 될 것 같다. 소름이 돋을 것 같다. 개막전부터 많이 찾아와주셔서 불러주시면 힘 받아서 열심히 하는 모습 보여드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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