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에 입단한 우완 김건국(35)의 오뚜기 야구인생이 눈길을 받고 있다.
김건국은 덕수고 출신으로 2006년 두산 베어스의 2차 1라운드 지명을 받았다. KIA 한기주와 프로 입단 동기였다. 빠른 볼을 던지는 유망주였으나 팔꿈치 부상으로 1군은 2007년 1경기에 불과했다. 2008시즌을 끝으로 방출되어 그대로 꽃피우지 못하고 은퇴하는 듯 했다.
군복무를 수행하며 4년을 보냈고 2013년 독립리그 고양원더스에 입단해 다시 야구의 불꽃을 태웠다. 이때 147km의 볼을 던져 주목을 받았고 신생 NC 다이노스가 시즌중 영입해 프로 유니폼을 다시 입었다. 2013시즌 1군 마운드에 오르지 못하고 2차 드래프트도 KT 위즈로 이적했다.
기나긴 2군 생활이 이어졌고 다시 1군 마운드에 오른 것은 2018년이었다. 롯데로 트레이드되면서 기회를 얻어 5경기에 등판해 프로 첫 승을 따내기도 했다. 2019년은 37경기 66⅔이닝을 소화하며 3승3패3홀드, 평균자책점 4.46의 생애 최고 기록을 작성했다. 2020년은 1군 불펜요원으로 32경기에 등판 3승2패1홀드, ERA 3.98를 기록했다.
프로 커리어는 쌓는 듯 싶었으나 2021시즌 13경기 등판을 끝으로 방출명판에 포함되었다. 재취업을 시도했으나 불러주는 곳은 없었다. 작년 4월부터 12월까지 문체부에서 진행한 고교생 대상 드라이브라인 훈련 담당했다. 야구를 포기하지 않았다. 저녁에는 센터에서 개인 훈련을 꾸준히 진행하며 복귀를 준비했다.
포기하지 않자 기회가 찾아왔다. 경험있는 투수를 물색하던 KIA 구단이 테스트 제의했다. 마무리 훈련이 끝난 11월 말 1차 테스트를 진행했다. 이어 12월 한 달간 함평훈련장에서 합숙훈련을 진행하며 상태를 체크했다. 마지막으로 지난 5일 최종 테스트를 통해 영입을 결정했다.
지난 2013년 4년 넘은 공백을 딛고 다시 프로무대로 돌아간 것 처럼 또 1년 넘은 공백기를 탈출하는데 성공했다. 내달 2일이면 만 35살이 된다. KIA는 경험을 갖춘 만큼 1군 불펜에서 활용하기 위해 영입했다고 밝혔다. 오뚜기 투수가 과연 세 번째 야구인생에서 어떤 그림을 그려갈 것인지 눈길을 모으고 있다.
KIA 홍보팀은 "다른 팀 방출선수 가운데 경험을 갖춘 선수들을 리스트업 했다. 꾸준히 몸을 만들었다는 점을 확인해 테스트를 권유했다. 1차는 테스트와 2차 한 달 함평에서 훈련하면서 구위를 끌어올렸다. (5일) 최종테스트에서 최고구속이 145km이 나왔다. 현재 퓨처스 투수들에 비해 결코 기량이 떨어지지 않아 영입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