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관을 터트릴까?
KIA 타이거즈 내야수 김도영(19)은 이제는 루키는 아니다. 2023 시즌은 커리어 2년 차이다. 따라서 신인시절 들었던 '천재루키', '슈퍼루키'라는 말을 수식어로 쓰기 어렵다. 이제는 자신이 '천재타자', '슈퍼타자'라는 수식어를 새롭게 만들어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작년 개막 한 달은 주전이었으나 타격 부진으로 내려놓았고 대주자와 대수비 요원으로 힘을 보탰다. 103경기, 254타석을 소화했다. 타율 2할3푼7리, 3홈런, 19타점, 37득점, 13도루를 기록했다. 백업요원이었지만 작년에 단 한번도 퓨처스 팀에 내려가지 않는 풀타임 1군 선수였다.
올해 폭발을 기대받고 있으나 녹록한 상황은 아니다. 김종국 감독은 3루수와 유격수를 병행시킬 계획이다. 물론 모두 주전이 아니다. 3루는 류지혁이 버티고 있고, 유격수는 부동의 박찬호가 있다. 3루든 유격수든 주전들을 이겨내야 자기 포지션을 만들 수 있다. 두 선수도 주전을 내놓을 태세가 아니다.
김종국 감독이 그리는 최적의 그림은 작년 개막전 처럼 김도영이 3루수로 나서는 것이다. 거기에는 합당한 조건이 필요하다. 주전이 될 수 있는 타격 능력을 증명해야 한다. 이미 주루는 리그 정상급으로 인정받았다. 수비력도 안정감이 높아졌다. 타격과 출루율을 높이는 것이 관건이다.
작년 개막 한 달은 부진했지만 시즌을 치를 수록 타격에서도 가능성을 보인 것은 분명하다. 7월 초반 11경기에 출전해 11안타를 터트리는 등 적응력을 보여주었다. 다시 백업으로 돌아가기는 했지만 KT와의 시즌 마지막 경기에서는 3안타를 터트리며 유종의미를 거두었다. 2023시즌을 기약하는 맹타였다.
도루능력을 갖춘 김도영이 타격에서 가능성을 보여준다면 뇌관이나 다름없다. 일단 새로운 1번타자 옵션이 생긴다. 박찬호가 작년에 이어 계속 리드오프로 나설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김도영이 능력을 보여준다면 박찬호의 수비부담을 고려해 9번으로 기용할 수 있다. 김도영이 리드오프로 뛴다면 공수에서 밸런스가 좋아진다.
여기에 부동의 리드오프 최원준이 군복무를 마치고 6월 초 복귀한다. 최원준, 김도영, 박찬호를 9~2번에 포진시키코, 상대에 따라 여러가지 타순을 내놓을 수 있다. 최원준과 박찬호는 리그에서 인정을 받았다. 김도영이 대열에 합류하면 KIA는 타격과 주루 등 활발한 공격 패턴을 구사할 수 있다. 키플레이어 김도영의 2년 차가 그래서 더욱 궁금해진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