벼랑 끝에서 다시 기회를 얻은 3명의 베테랑 선수들이 2023년 명예 회복을 노린다.
NC 내야수 박석민(38), 두산 투수 장원준(38), LG 투수 차우찬(36)는 한때 KBO리그를 대표하는 특급 선수들이었다. 한국시리즈 우승을 두 번 이상 경험하면서 국가대표에 뽑혔고, 차례로 FA 대박을 터뜨리며 부와 명예를 모두 거머쥐었다.
박석민은 2016년 1차 FA 4년 96억원, 2020년 2차 FA 2+1년 34억원으로 최대 130억원 계약을 따냈다. 장원준도 2015년 4년 84억원으로 당시 기준 투수 역대 최고액 FA 계약을 했다. 2년 뒤에는 차우찬이 4년 95억원으로 장원준 기록을 넘었다.
그러나 영원한 호시절은 없다. 어느덧 30대 중후반으로 베테랑이 되면서 선수 생활의 기로에 섰다. 최근 몇 년간 하락세를 보이며 은퇴 위기에 몰렸다. 연봉도 모두 5000만원으로 크게 떨어졌고, 올해 경쟁력을 보여주지 못하면 유니폼을 벗어야 한다.
박석민은 주전 3루수 후보로 다시 경쟁한다. 지난해 NC의 3루를 맡았던 노진혁(롯데), 박준영(두산)이 각각 FA 이적과 보상선수로 팀을 떠나면서 박석민에게 다시 기회가 왔다. 유망주 서호철과 경쟁하지만 강인권 신임 감독은 박석민에게 먼저 기회를 줄 생각이다. 기회를 잡는 건 박석민의 몫이다.
지난 2018년부터 5년 연속 좋은 성적을 내지 못한 장원준도 물러설 곳이 없다. 유희관, 이현승 등 두산 베테랑 좌완들이 최근 2년간 연이어 은퇴했지만 장원준은 올해도 자리를 지켰다. 이승엽 신임 감독이 면담을 통해 장원준에게 1년 더 기회를 주기로 했다. 좌완 불펜으로 관록을 보여줘야 한다.
차우찬은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LG에서 방출되는 시련을 겪었다. 지난해 어깨 통증으로 재활하다 9월말 2군에서 2경기 등판한 게 전부. 1군 등판은 없었다. 몸 상태에 물음표가 있지만 방출 선수들을 대거 수집한 롯데가 차우찬도 데려갔다. 어깨만 회복되면 좌완 투수라 쓰임새가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현실적으로 몇 년간 하락세가 뚜렷한 베테랑 선수가 극적으로 반등하기란 쉽지 않다. 전성기 같은 활약은 기대할 수 없지만 작게나마 힘을 보태면서 마무리하면 유종의 미가 될 수 있다. 화려한 시절을 뒤로하고 커리어의 종착역에 온 박석민, 장원준, 차우찬이 명예 회복할 수 있을지 지켜볼 일이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