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를 준비하고 있는 한국 야구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경계해야 할 호주 선수를 밝혔다.
이강철 감독은 지난 6일부터 8일까지 호주리그를 관전하며 호주 대표팀 전력 분석을 하고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오는 3월 열리는 WBC에서 일본, 호주, 체코, 중국 등과 함께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조에 편성됐다. 호주는 중요한 첫 경기 상대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리그 자체의 수준은 KBO리그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하지만 우리나라도 그렇고 호주도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서 대표팀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리그 수준을 갖고 평가를 하기는 힘들다. 눈여겨본 야수 4명도 모두 KBO리그 상위권 선수는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호주도 쉬운 팀이 아니다”라고 호주 대표팀을 평가했다.
호주는 메이저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특급 마무리투수 리암 핸드릭스(화이트삭스)가 암 치료를 받게 되면서 대표팀 합류가 불발됐다. 이강철 감독은 “오늘 한국에 도착하니 카톡으로 핸드릭스에 대한 소식이 와있더라. 그 선수는 그 전부터 안나올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부터 어느정도는 배제를 하고 대회를 준비했다”라고 이야기했다.
이강철 감독은 호주리그에서 시속 150km 이상 빠른 공을 던지는 투수들을 경계했다. 구위가 좋고 낯선 투수를 만날 경우 한국타자들이 고전할 수 있다는 판단이다. 이에 코치진이 2차로 호주로 이동해 주요 투수들을 다시 한 번 체크할 계획이다. KBO리그 경험이 있는 워윅 서폴드도 경계 대상이다.
야수 중에서 이강철 감독이 가장 주시하고 있는 선수는 애런 화이트필드다. 1996년생 우투우타 외야수로 2015년부터 미국과 호주리그에서 뛰고 있다. 통산 성적은 194경기 타율 2할9푼6리(706타수 209안타) 14홈런 83타점 139득점 75도루 OPS .788을 기록했다. 2020년과 2022년에는 메이저리그 무대도 밟았지만 8경기 12타수 무안타를 기록하는데 그쳤다. 마이너리그 통산 성적은 547경기 타율 2할4푼5리(1919타수 471안타) 34홈런 213타점 286득점 180도루 OPS .668을 기록했다.
화이트필드는 올 시즌 호주에서 25경기 타율 1할7푼8리(90타수 16안타) 1홈런 10타점 10득점 11도루 OPS .504로 부진한 성적을 거두고 있다. 하지만 빠른 발과 센스가 이강철 감독의 눈을 사로잡았다. “호주가 생각보다 동양 스타일의 야구를 구사한다”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우리가 많이 신경써야 하는 선수가 화이트필드라는 선수다. 중견수를 자주 보는데 정말 빠르고 주루센스가 뛰어나다. 그 선수가 많이 뛰면서 기습번트도 한 번씩 댄다”라고 설명했다.
WBC B조는 한국과 일본이 8강 토너먼트 진출이 유력한 강팀으로 꼽힌다. 하지만 호주 역시 토너먼트 진출에 도전할 만한 다크호스다. 한국이 첫 경기 호주와의 경기를 잘 풀어낼 경우 남은 경기들에서 부담을 덜고 경기를 할 수 있지만 만약 호주에 패할 경우에는 두 번째 경기인 일본전에서 반드시 승리를 해야하는 상황에 처할 수도 있다.
이강철 감독은 “첫 경기를 쉽게 이긴다고 생각하는 팀이면 일본전을 대비해 좋은 투수를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사실 호주도 쉬운 팀이 아니다. 거기에 좋은 투수를 써야할 것 같고 일본에 맞는 투수를 남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첫 경기를 이기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은 투수들을 아낄 수 있겠지만 일단은 냉정하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라며 첫 경기 호주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을 이야기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