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일 기자와 통화가 닿은 '끝판대장' 오승환(41·삼성)은 지난해를 되돌아보며 "많이 아쉽다"는 말을 되풀이했다.
오승환은 지난해 57경기에 등판해 6승 2패 31세이브 2홀드를 거뒀다. 평균자책점은 3.32. 7월 들어 부침을 겪긴 했지만 개인 통산 7번째 30세이브를 돌파했다. 그는 개인 성적보다 구단 최다 연패 및 5강 진출 실패를 아쉬워했다. "지난해 말도 안 되는 연패를 했기 때문에 올 시즌 무조건 잘해야 한다는 생각뿐이다. 지난해 아쉬움을 올 시즌 만회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오승환은 일찌감치 올 시즌 준비에 나섰다. 서울 강남구 헬스인에서 열심히 땀을 흘렸다. 그는 "프로 들어와서 가장 일찍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고 말했다. 10일 일본 오키나와로 이동해 본격적인 몸 만들기에 돌입할 예정.
현재 컨디션은 아주 좋은 편. 오승환은 "기초적인 부분부터 다시 시작하자는 마음으로 새로 시작했다. 시즌 때보다 더 좋다"고 만족감을 드러냈다. 또 "다른 사람들은 은퇴할 나이라고 여길 수 있겠지만 신인 때보다 더 많은 훈련량을 소화하면서 몸이 더 좋아지는 걸 느낀다. 신인의 마음으로 돌아가 열심히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부상 없이 장기 레이스를 소화하기 위해 기초 체력을 키우는데 초점을 맞췄다. "부상을 당하기 않기 위해 기초 체력이 중요하다. 지금은 기술적인 부분보다 체력적인 부분에 더 중점을 두고 있다. 어차피 캠프에 가면 기술 훈련을 많이 하니까". 오승환의 말이다.
삼성 투수 코치 및 퓨처스 감독을 역임했던 오치아이 에이지 주니치 드래건스 수석 코치는 오승환에 대해 "그 나이에 그렇게 하는 게 정말 대단한 거다. (구단 공식 유튜브 채널인) 라이온즈 TV를 통해 오승환이 훈련하는 모습을 봤는데 나이에 비해 떨어지거나 그런 게 없다"고 말했다.
이에 오승환은 "저는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나오지 않게끔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지금 떨어진다고 생각하지 않는다"고 선을 그었다. 또 "핑계라면 핑계일 수 있겠지만 지난해 몸 상태가 썩 좋은 편은 아니었다. 지금은 몸 상태도 괜찮고 힘들다는 걸 전혀 못 느낀다"고 말했다.
오승환은 이어 "오치아이 코치님께서 좋게 말씀해주셨는데 그 나이에 그렇게 하는 게 대단한 게 아니라 아직도 더 할 수 있기 때문에 그렇게 생각 안 하고 있다"고 나이는 숫자에 불과하다는 걸 강조했다.
오승환은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8)와 KBO 최초 개인 통산 400세이브(-30)를 가시권에 두고 있다. 그는 "팀 분위기가 좋을 때 기록을 세우고 싶다. 팀 성적이 좋으면 (기록 달성이) 더 빛날 수 있기 때문"이라고 그 이유를 밝혔다.
올 시즌이 끝난 뒤 FA 자격을 얻을 예정인 오승환은 "제가 올 시즌이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게 성적이 안 좋으면 분명히 나이에 대한 이야기가 더 나올 거다. 한미일 통산 500세이브와 개인 통산 400세이브 달성을 앞두고 있는데 나이에 대한 우려를 잠재우고 싶다. 그러기 위해서는 퍼포먼스와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더 이상 나이에 대해 연연하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인터뷰를 마쳤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