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야구 대표팀 이강철 감독이 숙명의 라이벌 일본과의 경기에 대해 냉정한 구상을 밝혔다.
오는 3월 개최되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준비하고 있는 이강철 감독은 호주 대표팀 전력 분석을 마치고 지난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한국은 일본 도쿄에서 열리는 B조에 편성됐다. 일본, 호주, 체코, 중국과 8강 토너먼트 진출을 두고 다툰다. 8강 토너먼트에는 조 2위까지 진출할 수 있다. 한국은 9일 호주전, 10일 일본전,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을 치르는 일정이다.
첫 경기 호주전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를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강철 감독 역시 “체코도 그렇게 떨어지는 팀은 아니다. 투수들은 140km 정도를 던지고 타자들은 스윙 궤도가 약간 어퍼 스윙이 많다. 중국도 많이 성장했기 때문에 완전히 신경을 안 쓸 수는 없다. 일단 호주전에서 이기면 홀가분한 마음으로 경기를 할 수 있을거라 생각한다. 그래서 첫 경기가 중요하다”라고 호주전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B조에서 가장 강력한 팀은 일본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2021년 아메리칸리그 MVP를 만장일치로 수상한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를 비롯해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라스 눗바(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합류했고 지난해 일본프로야구에서 트리플크라운을 달성한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와 무라카미 무네타카(야쿠르트) 등 일본 최고의 스타들도 출전한다.
객관적인 전력을 봤을 때는 한국이 일본에 밀리는 것이 사실이다. 한국도 김하성(샌디에이고),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 등 메이저리그에서 활약중인 내야수들이 대표팀에 선발됐지만 투수쪽에서는 데인 더닝(텍사스), 미치 화이트(토론토) 등 한국계 메이저리그 선수들을 데려오는데 실패했다. 게다가 지난해 최고의 시즌을 보낸 안우진(키움)도 학교 폭력 논란으로 대표팀에 승선하지 못했다.
이강철 감독은 현실적으로 일본보다는 호주전에 집중하는 모습이다. “첫 경기를 쉽게 이긴다고 생각하는 팀이면 일본전을 대비해 좋은 투수를 아낄 수 있을 것 같다”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그런데 사실 호주도 쉬운 팀이 아니다. 거기에 좋은 투수를 써야할 것 같고 일본에 맞는 투수를 남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첫 경기를 이기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은 투수들을 아낄 수 있겠지만 일단은 냉정하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라며 호주전에 핵심 투수들이 등판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물론 2009년 결승전 이후 14년 만에 WBC에서 만나는 일본전을 소홀히 할 수는 없다. 이강철 감독은 “일본 대표팀은 발표되기 전부터 화려했다. 표값이 어떻게 올라갔다는 소리까지 다 듣고 있는데 그 선수들이 다 나올 수는 없다. 그날 경기에 누가 나올지는 해봐야 아는 것이니까 일단 호주를 이긴다면 우리도 만만치 않은 상대가 될 것이다. 재밌는 경기를 내가 만들어보겠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결국 일본전에 전력을 다하기 위해서는 첫 경기인 호주전에서 승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대표팀은 코치진이 2차로 호주로 출국해 대표팀 출전이 예상되는 주축 야수들과 최근 페이스와 구위가 좋은 투수들을 살펴볼 계획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