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라진 풍토가 희박한 확률에 도전하는 상황으로 이어질까.
KBO리그 연봉조정신청 마감일인 1월 10일이 다가왔다. 3년 이상 1군 등록 일수를 채운 선수 중 소속 구단과 연봉 협상에서 이견을 보이며 합의점을 찾자 못한 선수는 KBO에 연봉조정신청을 접수할 수 있다.
사실 프로야구 출범 1년 후인 1983년부터 연봉조정신청 제도가 생겼다. 하지만 그동안은 유명무실에 가까웠고 선수는 약자의 자리에서 구단과 힘겨운 싸움을 펼쳐야 했다. 연봉조정신청을 하더라도 조정위원회 심의가 열리기 전에 접수를 철회하는 경우가 부지기수였고 마지막까지 합의하지 못해서 연봉조정위원회가 열린다고 하더라도 구단의 손을 들어주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역대 연봉조정신청은 총 98번 접수가 됐다. 하지만 실제로 연봉조정위원회가 열린 사례는 21번에 불과하다. 선수의 승리 사례는 2002년 LG 트윈스 류지현, 그리고 2021년 KT 주권 뿐이었다. 선수의 승리 확률은 9.5%. 약 10%에 불과했다. 2010년 타격 7관왕이었던 이대호는 2011년 롯데 구단과 연봉 협상 과정에서 7000만 원 차이 때문에 연봉조정신청을 했지만 패했다.
이제는 구단이 합당한 기준에 의거해 연봉고과를 산정하면 선수는 에이전시를 등에 업고 반박 가능한 자료를 준비한다. 대부분 양 측의 접점을 찾고는 하지만 협상이 평행선으로 이어지면 결국 연봉조정신청으로 이어진다. 2021년 주권의 사례가 그랬고 기적적인 승리를 따냈다.
아울러 올해부터 적용되는 샐러리캡 때문에 연봉협상에 다소 잡음이 생기는 구단들도 있다는 얘기들이 들린다. 선수단 연봉 총액이 114억2638만 원을 넘지 않아야 하는데 일부 구단들은 이 샐러리캡 기준을 맞추기 위해 선수들의 연봉을 빈 자리에 구겨넣어야 한다. 선수 측과 잡음이 발생하는 지점이다.
선수도 연봉조정신청에 거리낌이 없다. 일부 구단들도 차라리 연봉조정신청 결과로 차후 협상의 기준점이 생기기를 바라기도 한다. 예전과 달라진 연봉조정신청의 바뀐 인식이다.
하지만 아직은 양 측이 결국 자신들의 주장을 관철시키기 위해 총성 없는 싸움을 해야 하기에 대립각을 세우는 모양새로 비춰진다. 연봉조정신청을 피하고 심리적인 협상 마지노선인 스프링캠프 출발 전 까지 협상을 이어가는 경우도 많다. 2021년 주권의 승리 사례가 있었지만 2022년에는 연봉조정신청이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 이를 방증한다.
과연 달라진 풍토 속에서 올해 연봉조정신청을 접수하는 선수가 나올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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