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주도 쉬운 팀이 아니다. 거기에 좋은 투수를 써야 할 것 같다”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한국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호주에서 호주 대표팀 전력분석을 마치고 9일 인천국제공항을 통해 귀국했다.
“호주리그 자체의 수준은 KBO리그에 비해 떨어지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하지만 우리나라도 그렇고 호주도 최고의 선수들을 뽑아서 대표팀으로 나오는 것이기 때문에 리그 수준을 갖고 평가를 하기는 힘들다. 눈여겨본 야수 4명도 모두 KBO리그 상위권 선수는 될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라고 평했다.
이강철 감독은 “6일에 도착하자마자 저녁 경기를 보기로 했는데 도착한 날에 비가 너무 많이 와서 경기가 취소됐다. 덕분에 7일과 8일 더블헤더로 4경기를 보고 왔다. 멜버른과 시드니 경기를 보고 왔는데 우리가 생각하는 호주 대표팀 1루수, 2루수, 3루수, 유격수가 다 나왔다. 내가 볼 때는 그 선수들이 베스트가 아닐까 싶다. 선수 4명이 모두 유틸리티로 다양한 포지션을 소화하고 있어서 확실한 라인업을 예상하기는 힘들다. 그래도 아마 그 4명이 내야수로 나오지 않을까 싶다”라고 호주에서의 일정을 이야기했다.
호주 대표팀의 투수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투수는 어떻게 보면 운이다. 로테이션에 맞춰서 갈 수가 없고 그냥 나오는 선수들을 볼 수밖에 없었다. 호주도 경계를 하고 있어서 정보 수집이 쉽지 않다. 그냥 KBO 스카우트라고 말하면서 경기를 봤다”라며 웃었다. 이어서 “1명 정도는 선발투수로 나올 수 있는 투수를 봤는데 컨디션이 안 좋았는지는 모르지만 그 투수라면 해볼 만하다고 생각했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호주리그에서도 페이스가 좋은 투수들이 나오고 있다. 이강철 감독은 “경기를 보고 다른 팀 중계를 우연히 보다가 서폴드가 던지는 것을 봤다. 서폴드가 우리나라 경기에 나올 것이 유력하다는 말도 들어서 체크를 했다. 또 이제 막 리그에서 한 두 경기 나온 투수가 있는데 시속 150km 정도를 던진다. 그래서 우리가 예상했던 투수가 선발로 나온다는 확신을 못하겠다. 호주리그가 아직 한 두 라운드 더 남았는데 페이스가 올라오는 강속구 투수들이 조금 있다. 마지막까지 지켜봐야 할 것 같다”라고 설명했다.
호주 대표팀으로 거론되던 마무리투수 리암 핸드릭스(화이트삭스)는 이날 림프종 치료를 받는다는 사실을 밝혔다. 따라서 WBC 출전은 어려울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한국에 도착하고 소식을 봤다”라면서 “그 선수는 그 전부터 안나올 것 같다는 소식을 들었다. 처음부터 어느정도는 배제를 하고 대회를 준비했다”라고 말했다.
호주의 야구 스타일에 대해 이강철 감독은 “의외로 동양야구를 한다. 무사 1루에서 번트도 대고 도루도 많이 한다. 런앤히트인지 히트앤런인지는 모르겠지만 작전도 자주 구사한다. 우리가 본 4경기가 모두 7회, 9회 정도에서 승부가 났다”라고 분석했다.
“호주 선수들 성향은 아시아권 국가들과 비슷하다”라고 말한 이강철 감독은 “빠른 공 계열을 역시 좀 잘 치는 것 같다. 우리 예상대로 느린 변화구나 하이패스트볼에는 조금 약한 느낌이다. 어떤 타자나 떨어지는 공에는 약하지만 그래도 약한 모습을 많이 보였다. 변화구가 효울적이겠다는 생각을 했다”라고 설명했다.
첫 경기 호주전은 한국 대표팀에 매우 중요한 경기가 될 전망이다. 이강철 감독은 “첫 경기를 쉽게 이긴다고 생각하는 팀이면 일본전을 대비해 좋은 투수를 아낄 수 있을 것 같다. 그런데 사실 호주도 쉬운 팀이 아니다. 거기에 좋은 투수를 써야 할 것 같고 일본에 맞는 투수를 남기기는 쉽지 않을 것 같다. 일단 첫 경기를 이기는 방향으로 간다면 좋은 투수들을 아낄 수 있겠지만 일단은 냉정하게 그렇게 판단하고 있다”라며 호주전에 전력을 다하겠다는 구상을 밝혔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