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한현희(30)와 정찬헌(33)이 데뷔 첫 FA에서 추운 겨울을 실감하고 있다.
지난해 겨울 FA 시장은 뜨겁게 불타올랐다. 양의지(두산)가 4+2년 152억원 계약을 터뜨리며 역대 최고액을 경신했고 박민우(NC, 5+3년 140억원), 채은성(한화, 6년 90억원), 유강남(롯데, 4년 80억원), 박동원(LG, 4년 65억원), 노진혁(롯데, 4년 50억원) 등이 굵직한 계약을 따냈다.
한 차례 폭풍이 지나가고 시장은 소강 상태에 접어들었다. 해가 넘어갔지만 아직 6명의 선수가 시장에 남아있는 상황이다. 특히 한현희는 A등급 선수 중에서는 유일하게 소속팀을 찾지 못했다.
한현희는 KBO리그 통산 416경기(971⅓이닝) 65승 43패 105홀드 8세이브 평균자책점 4.26를 기록한 전천후 투수다. 시속 150km가 넘는 강속구를 던지는 사이드암 투수로 선발투수와 불펜투수가 모두 가능하다. 현재 시장에 남아있는 선수 중에서는 가장 가치가 높은 선수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시장에서의 반응은 예상외로 싸늘하다. 한현희는 지난해 21경기(77⅔이닝) 6승 4패 평균자책점 4.75로 다소 부진한 성적을 기록하면서 평가가 많이 깎였다. 포스트시즌에서는 플레이오프부터 포스트시즌 엔트리에서 제외되는 굴욕을 맛보기도 했다. 한현희의 FA 보상(보호선수 20인 외 보상선수 1명, 보상금 5억원)이 부담스러운 구단들은 한현희의 영입을 꺼리고 있고 원소속팀 키움도 재계약 협상에 적극적이지 않은 상황이다.
한현희가 FA 미아가 될 정도의 선수는 아니다. 분명 1군에서 기회가 주어진다면 자신의 기량을 보여줄 수 있는 투수다. 결국에는 팀을 찾게 될 가능성이 크지만 그 시점이 언제가 될지는 알 수 없다. 사인앤트레이드 이야기도 꾸준히 나오고 있지만 키움은 아직까지는 진행되고 있는 것이 없다고 밝혔다.
정찬헌의 경우도 상황은 비슷하다. 통산 389경기(742이닝) 48승 53패 28홀드 46세이브 평균자책점 4.80을 기록한 베테랑 투수로 부침을 겪기도 했지만 2020년 선발투수 전환에 성공하면서 반등했다. 하지만 지난해에는 20경기(87⅓이닝) 5승 6패 평균자책점 5.36으로 좋지 않은 성적을 남겼다. B등급 FA 선수로 정찬헌을 영입하는 팀은 키움에 보호선수 25인 외 보상선수 1명과 2억8000만원을 내줘야한다.
키움 고형욱 단장은 “현재 시점에서는 말씀드릴 수 있는 것이 없다. 대략적인 흐름은 이야기를 나눴지만 구체적인 제안이 오가지는 않았다. 에인전트를 통해 의견을 나누고 있지만 선수쪽이 원하는 조건도 자세히 듣지는 못했다”라고 현재 상황을 설명했다.
한현희와 정찬헌 모두 기대치가 남아있는 투수들이다. 원하는 팀이 등장한다면 계약이 급물살을 탈 수도 있다. 다만 현재 시점에서는 협상이 예상보다 길어질 가능성이 크다. 추운 겨울을 보내고 있는 두 투수가 해피엔딩을 맞을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