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의 외국인 감독 시대는 계속될까. 나란히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하는 두 외국인 감독들에게 달렸다. 기다렸던 FA 선물도 주어진 만큼 멍석은 깔렸다. 2023년은 사생결단의 시즌이다.
래리 서튼(53) 롯데 감독과 카를로스 수베로(51) 한화 감독은 지난 2020~2021년 차례로 한국에 지도자로 왔다. 서튼 감독은 1년간 퓨처스 감독을 거쳐 2021년 5월 1군 감독에 승격됐고, 수베로 감독은 2021년부터 2년간 한화 1군을 이끌었다.
두 감독 모두 젊은 선수들을 적극 기용하며 세대 교체에 나섰지만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지 못했다. 서튼 감독은 시즌 중 지휘봉을 잡은 2021년 10위였던 팀을 수습해 8위로 끌어올렸지만 2022년에도 8위로 제자리걸음했다. 리빌딩에 나선 수베로 감독은 부임 후 2년 연속 10위로 탈꼴찌에 실패했다. 특히 지난해 구단 역대 최다 96패를 당했다.
시즌을 마치고 두 감독 모두 교체설이 나왔지만 자리를 지켰다. 리빌딩을 각오하고 젊은 선수 위주로 육성에 방점을 둔 선수단 구성 문제도 있었다. 이에 구단에서도 올 겨울 공격적인 투자로 지원에 나섰다.
롯데는 FA 시장에서 포수 유강남(4년 80억원), 내야수 노진혁(4년 50억원)을 영입해 단숨에 취약 포지션 두 곳을 보강했다. 토종 에이스 박세웅과도 5년 90억원에 비FA 다년 계약하면서 군입대도 1년 더 미뤘다. 방출 선수로 차우찬,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를 데려와 투타 곳곳에 즉시 전력을 가득 채웠다.
한화도 7년 만에 외부 FA 영입으로 지갑을 열었다. 외야수 채은성(6년 90억원), 투수 이태양(4년 25억원), 내야수 오선진(1+1년 4억원)을 영입하며 외부 계약 한도를 꽉 채웠다. 트레이드 시장에서도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내주고 KIA 강속구 투수 한승혁을 데려오는 등 성적에 초점을 맞춰 팀을 세팅했다.
지난 2년에 비해 확실히 전력 보강이 이뤄졌고, 계약 마지막 해와 맞물려 성적에 대한 압박도 커졌다. 시즌 초반 성적이 나지 않을 경우 압박의 강도가 높아질 수 있다. 두 팀 모두 모두 외국인이 아닌 국내 코치들이 주요 보직에 새로 들어오면서 다음을 준비하는 스텝을 미리 밟고 있다.
올해 롯데와 한화의 성적에 따라 KBO리그 외국인 감독 명백이 이어지거나 끊어질 수 있다. 지난 2008~2010년 롯데 제리 로이스터 감독이 3년 연속 포스트시즌 진출, 2017~2018년 SK 트레이 힐만 감독이 한국시리즈 우승으로 성공했지만 2020~2021년 KIA 맷 윌리엄스 감독이 2년 연속 가을야구 진출 실패로 임기를 채우지 못하며 경질됐다. 서튼 감독과 수베로 감독마저 성적을 내지 못하고 물러나면 한동안 외국인 감독을 보기 어려워질 수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