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OSEN-=이선호 기자]KIA 타이거즈 좌완 이의리(20)가 에이스 대관식을 가질까?
이의리는 루키 시절부터 남다른 성장세를 보이고 있다. 2021 타이거즈 1차지명를 받았고 계약금 3억 원에 사인했다. 스프링캠프가 시작되자마자 불펜피칭에서 뜨거운 볼을 던지며 일약 주목을 끌었다. 기세를 이어 개막 선발진에 진입해 단숨에 선발기둥으로 자리잡았다.
150km짜리 볼을 던졌다. 고교시절에는 나오지 않는 스피드였다. 겨우내 벌크업과 체계적인 훈련을 받은 효과가 이렇게 빨리 나타날지 몰랐다. 김시진 KBO 기술위원장은 "대단히 좋은 좌완투수가 나타났다"라며 감탄했다. 2020 도쿄올림픽 국가대표로 당당히 발탁을 받았다. 아무도 이의리의 태극마크에 이의를 달지 않았다.
시즌 막판 발목 부상으로 시즌을 조기마감했다. 19경기 등판해 94⅔이닝을 소화했하며 4승5패, 평균자책점 3.61를 기록했다. 위력적인 볼에 비해 승수가 많지 않았다. 타선 지원을 많이 받지 못했다. 아직은 제구에서 약점을 노출했다. 시즌을 마치고 롯데 최준용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 신인왕에 올랐다. 34년만의 타이거즈 신인왕이었다.
2022시즌은 첫 선발 10승을 따냈다. 29경기에 등판해 154이닝을 던졌다. 10승10패, ERA 3.86를 기록했다. 첫 풀타임과 함께 규정이닝도 돌파했다. 구속은 더 빨라졌고 체인지업, 커브, 슬라이더까지 변화구의 안정성을 높이는 등 포피치 투수로 거듭났다. 제구력도 개선되는 모습도 보였다. 완전한 선발투수로 자리잡았다.
기복있는 투구가 여전히 문제로 지적받고 있지만 이제 고졸 2년차이다. 에이스로 성장하는 과정으로 보는게 보다 적확하다. 대선배 양현종도 1년차, 2년차에 이의리 만큼의 성적은 아니었다. 2009년 3년 차에 선발투수로 정착해 12승(ERA 3.15)을 거두었다. 이의리의 성장세는 더 가파르다.
이의리는 오는 3월 열리는 WBC 대표 최종멤버(30명)에 선정됐다. 투수 15명 가운데 당당히 이름을 넣었다. 대선배 양현종, 김광현과 함께 마운드를 책임진다. 쓰임새는 아직 정하지는 않았지만 선발투수로 나설 가능성도 있다. 도쿄올림픽에서도 에이스급 활약을 했다. WBC 대표로도 활약을 기대받고 있다.
작년에 이어 2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기대받고 있다. 투수로서도 완전한 포피치 뿐만 아니라 2년의 축적된 경험으로 마운드에서 더욱 안정감이 생길 것으로 보인다. 기복을 줄인다면 15승도 가능하다는 평가가 나온다. 그렇다면 양현종에게서 이의리로 에이스 대관식이 열릴 수 있다. 탄탄대로를 걷는 이의리가 3년 차에는 어떤 진화를 할 것인지 눈길이 쏠린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