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에서 퇴출 위기에 놓인 ‘괴짜 투수’ 트레버 바우어(32)가 일본이나 한국에서 선수 생활을 이어갈까.
바우어는 지난 7일(이하 한국시간) LA 다저스로부터 양도 지명(DFA) 처리되며 방출 대기 신세에 놓였다. 웨이버 기간 원하는 팀이 없으면 잔여 연봉 2250만 달러를 다저스가 부담하며 FA로 풀린다. 최저 연봉 72만 달러에 영입 가능하지만 선수 생활 내내 팀워크와 사생활 문제로 논란을 일으킨 바우어가 메이저리그에서 재취업하기 어려울 것이란 전망이 우세하다.
바우어는 지난 2021년 6월 성폭행 혐의로 고소당하며 행정 휴직 처분을 받고 전력 외가 됐다. 검찰이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했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지난해 4월 무려 324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내렸다. 비슷한 성폭행을 당했다는 여성 2명이 나오면서 바우어의 복귀에 제동이 걸렸다.
메이저리그는 지난 2015년 8월 노사 합의로 가정폭력 및 성폭력, 아동학대 방지 협약을 맺었다. 과거보다 폭력에 더 엄격한데 바우어는 이 규정이 제정된 뒤 최대 징계를 당했다. 이에 바우어가 항소를 했고, 독립 중재인을 통해 지난달 징계가 194경기로 완화됐다.
2021년 유급 징계 기간에서 징계가 차감됨에 따라 바우어는 50경기분 연봉이 깎이지만 새 시즌 개막전부터 등판 가능하다. 하지만 다저스는 바우어의 방출을 결정했고, 다른 팀들도 선뜻 손을 내밀 것 같지 않다. 평소 행실이 나빴고, 사건 이후 반성이나 사과 없이 거짓말로 일관하기 때문이다.
미국 ‘워싱턴포스트’도 지난 7일 ‘리그에서 가장 양극화된 인물 중 한 명인 바우어에게 기회를 줄 팀이 있을지 의문이다. 바우어는 일본이나 한국 등 해외 계약도 자유롭게 추진할 수 있다’며 아시아 리그행 가능성도 전했다. 메이저리그 최연소 통산 100세이브(23세2개월3일) 기록을 세운 투수 로베르토 오수나(소프트뱅크)도 지난 2018년 여자친구 폭행 혐의로 75경기 출장정지 징계를 받은 뒤 커리어가 꼬였고, 지난해부터 일본에서 커리어를 이어가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바우어는 지난 2015년 제정된 폭력 정책에 있어 다른 선수들과 달리 징계를 놓고 싸웠다. 출장정지 징계에 항소한 최초의 선수였다’고 지적했다. 앞서 같은 징계를 받은 선수들은 혐의를 인정하고 사과했지만 바우어의 행보는 전혀 달랐다. 피해 사실을 주장하며 접근 금지 명령을 신청한 여성을 명예훼손으로 고소했다. 이것이 피해자와 목격자로 추정되는 사람들에 대한 협박을 금지하는 메이저리그 폭력 방지 규정에도 어긋나면서 사무국 심기를 건드렸다.
나아가 워싱턴포스트는 성폭행 혐의를 인정하지 않던 바우어가 전화 통화 녹음에서 여성에게 “세게 때린 것 같지는 않다”며 폭행을 인정하는 것처럼 말한 사실도 공개했다. 이 여성이 “내 머리를 몇 번 쳤다고 생각해?”라고 묻자 바우어는 “잘 모르겠다. 그렇게 많지 않았어”라고 답하기도 했다.
거짓말로 일관하며 반성하지 않는 바우어를 두고 ‘구제불능’이라는 말이 나온다. 어느 팀이 비난을 무릅쓰고 데려갈 수 있을지 의문이다. 이 같은 태도라면 일본이나 한국 팀들도 꺼릴 수밖에 없다. 일본은 외국인 선수 보유가 무제한이지만 한국은 NC 다이노스의 한 자리를 빼고 나머지 29명의 외국인 선수 구성이 모두 끝난 상황이라 바우어 영입 가능성은 현저히 낮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