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법 도박 관련 위증 혐의에 휩싸이며 한국을 떠난 ‘야생마’ 야시엘 푸이그(33)가 쿠바야구대표팀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예비 명단에도 없었다.
아르만도 존슨 감독이 이끄는 쿠바야구대표팀은 7일(이하 한국시간) 2023 WBC 예비 명단 50명을 발표했다. 포지션별로 투수 25명, 포수 5명, 내야수 12명, 외야수 8명으로 구성됐다.
쿠바야구연맹은 지난달 25일 성명을 내고 미국 정부로부터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 야구선수들의 WBC 출전을 허가받았다고 밝혔다. 미국과 외교 문제로 쿠바 선수들은 고국을 떠나 미국으로 망명해 메이저리그에 가곤 했다. 하지만 이번에 새로 협정을 맺으면서 빅리거들이 쿠바 소속으로 WBC에 대거 합류했다. 40인 로스터에 포함된 현역 선수 2명 포함해 빅리그 경력자들이 포함됐다.
시카고 화이트삭스 주전 3루수 요안 몬카다, 중견수 루이스 로버트가 2명의 현역 빅리거 외에도 투수 로날드 볼라노스, 요안 로페즈, 로에니스 엘리아스, 오넬키 가르시아, 내야수 앤디 이바네즈, 에리스벨 아루에바레나, 외야수 요에니스 세스페데스 등 여러 빅리거 경력자들이 예비 명단에 이름을 올렸다.
그러나 또 다른 쿠바 출신 외야수 푸이그는 빠졌다. 지난 2013~2019년 LA 다저스, 신시내티 레즈, 클리블랜드 가디언스에서 메이저리그 7시즌을 활약한 푸이그는 지난해 KBO리그 키움 히어로즈 소속으로 126경기 타율 2할7푼7리 131안타 21홈런 73타점 OPS .841로 활약하며 키움의 한국시리즈 준우승에 기여했다.
하지만 시즌 후 과거 불법 도박을 한 사실이 드러나 논란이 됐다. 신시내티 레즈 시절이었던 지난 2019년 5월부터 야구가 아닌 다른 스포츠 대상으로 불법 도박한 사실이 밝혀졌다. 지난해 1월 이와 관련한 미국 연방 수사관들로부터 조사받는 과정에서 위증 혐의로 벌금 5만5000달러 벌금을 내기로 합의했으나 사건이 수면 위로 떠오르자 합의를 철회하며 무죄 주장을 하고 나섰다.
변호인을 통해 법적 대응에 나선 푸이그는 “난 죄가 없다. 그냥 야구가 하고 싶을 뿐이다”며 억울해했다. 키움과 재계약이 무산된 뒤 지난달 메이저리그 윈터미팅에도 모습을 드러내며 구직 활동에 나섰지만 사생활 논란 속에 아직 팀을 찾지 못하고 있다. FA 미아 신세인 푸이그에게 WBC는 실력을 증명할 좋은 기회이지만 예비 명단에는 없었다. WBC 최종 엔트리 제출 기한은 내달 7일까지. 극적인 상황 반전이 없다면 푸이그를 WBC에선 보기 어려울 전망이다.
한편 쿠바는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파나마와 WBC A조에 속해 있다. 대만 타이중에서 열리는 1라운드 조별리그를 1위 또는 2위로 통과하면 일본 도쿄돔에서 열리는 8강 토너먼트에서 한국과 맞불을 가능성도 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