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일 휴식'은 자충수였다…'좌승사자' 재충전, 2년차에 진가 보여주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07 10: 20

롯데 자이언츠의 지난해 ‘자충수’를 뒀던 것 중 하나는 에이스 찰리 반즈의 시즌 초반 ‘4일 휴식’ 로테이션이었다. 
물론 개막 후 4월 한 달 동안 반즈가 4일 휴식 로테이션을 소화하면서 타팀 에이스들보다 더 많은 경기에 등판했다. 6경기 41⅓이닝 5승 평균자책점 0.65, 탈삼진 45개의 기록을 남겼고 팀은 4월 한 달 간 2위를 질주하면서 기대감을 부풀게 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로테이션을 소화하지 않았기에 당장은 결과가 좋을지 몰라도 시즌 중후반으로 가면 반즈의 체력을 걱정하지 않을 수 없었다. 반즈의 체력을 담보 삼았고 이를 당겨써서 현재 성적을 챙기는 느낌이 강했다. 물론 외국인 파트너 글렌 스파크맨의 시즌 초반 부상이라는 변수도 참작해야 했지만 스파크맨이 합류한 뒤에도 반즈의 4일 휴식 로테이션은 계속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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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려는 현실이 됐다. 반즈의 체력 저하라는 빚을 롯데는 갚지 못했다. 4월 0점대 평균자책점을 기록했던 성적은 점점 상승했다. 월별 성적은 점점 나빠졌다.  5월 6경기 1승2패 평균자책점 4.29(35⅔이닝 17자책점), 6월 5경기 1승3패 평균자책점 4.34(29이닝 14자책점)을 기록했다. 
이미 내부적으로는 반즈의 체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결론을 내린 상황. 결국 7월부터 반즈는 4일 휴식이 아닌 한국식 5일 휴식 로테이션으로 회귀했다. 그러자 7월 2승3패 평균자책점 3.82(30⅔이닝 13자책점), 8월 2승2패 평균자책점 3.77(31이닝 13자책점)으로 안정을 찾았다. 그러나 4월의 위력을 찾아볼 수는 없었다. 
결국 가을야구 막바지 경쟁을 펼치던 9월 평균자책점은 7.23으로 폭등했다. 9월 22일 LG전을 마지막으로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최종 성적은 31경기 12승12패 평균자책점 3.62(186⅓이닝 75자책점), 160탈삼진, 47볼넷, WHIP(이닝당 출루허용) 1.20, 퀄리티스타트 18회. 
에이스로서 역할은 충실히 수행했다. 시즌 초반 4일 휴식의 자충수를 둔 게 아니라면 더 꾸준한 성적을 거둘 수도 있었다는 분석도 가능하다.
좌투수로서 까다로운 릴리스 포인트를 갖추고 있기에 좌타자들에게는 확실한 강점이 있었다. 좌타자 상대 피안타율 2할2푼6리, 피OPS .571의 성적을 남겼다. 또한 투심, 체인지업, 슬라이더 등의 구종도 공 끝이 지저분하다. 우타자들 역시도 비교적 공략하기 쉽지 않았다. 우타자 상대로는 피안타율 2할6푼2리, 피OPS .686으로 좌타자를 상대하는 것보다는 수치가 나쁘지만 극단적인 좌우 스플릿을 가진 투수라고 보기는 힘들었다.
‘좌승사자’는 이제 재충전을 하고 돌아온다. 올해 활약을 바탕으로 총액 125만 달러(계약금 35만 달러, 연봉 85만 달러, 인센티브 5만 달러)에 재계약했다. 지난해의 교훈이 있는 만큼 급박한 상황이 아니라면 4일 휴식으로 체력을 미리 당겨 쓸 일은 없을 터. 아울러 에이스 1선발 역할은 댄 스트레일리가 맡을 가능성이 높기에 반즈도 이제는 좀 더 부담을 덜고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KBO리그 2년차에 반즈는 진정한 좌승사자의 면모를 보여줄 수 있을까. /jhrae@ose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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