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 트레이드의 숨은 카드가 비상을 준비한다. 한화 포수 김현우(23)가 새 시즌 1군 데뷔를 목표로 구슬땀 흘리고 있다.
김현우는 지난 2019년 11월 2대2 트레이드를 통해 롯데에서 한화로 왔다. 당시 한화는 포수 지시완, 1루수 김주현을 내주는 조건으로 투수 장시환과 함께 김현우를 받았다. 트레이드 포커스는 장시환과 지시완에게 맞춰졌다. 3시즌이 지난 뒤에도 마찬가지다.
트레이드 당시 정민철 전 한화 단장은 “김현우는 고교 2학년 때까지 굉장한 퍼포먼스를 보여줬다. 3학년 때 지표가 안 좋았지만 평가는 좋았던 선수다. 만 19세로 무궁무진한 가능성이 매력적이다”며 미래 자원 확보 차원에서 김현우를 데려왔다고 설명했다.
용마고 출신으로 지난 2019년 2차 7라운드 전체 68순위로 롯데에 지명된 김현우는 퓨처스리그 13경기만 뛰고 1년 만에 트레이드됐다. 2020년 한화 이적 첫 해 퓨처스리그 38경기를 소화한 뒤 군입대했다. 상근예비역으로 군복무를 마친 뒤 지난해 7월부터 퓨처스리그 21경기를 뛰며 실전 감각을 끌어올렸다.
김현우는 “어린 나이에 군대도 빨리 다녀왔고, 이제 야구 할 일만 남아있다”며 “입단 동기 대부분이 1군에 있거나 뛰었는데 난 아직 못 올라갔다. 올해는 꼭 1군에 올라가 좋은 모습 보여드리고 싶다. 지금은 나를 아시는 팬이 거의 없지만 앞으로 모두 알 수 있는 1군 선수가 되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벌써 4년 전이 된 트레이드 당시의 기억도 생생하다. “그때 선수들이 방출되는 시기였다. 이름이 불려서 사무실에 가면 방출되는 분위기였다. 롯데 매니저님이 부르길래 ‘집에 가는 것 아닙니까. 여태까지 감사했습니다’라고 인사했다. 그런데 알고 보니 한화로 트레이드였다”고 떠올렸다.
트레이드 당시에 비해 한화는 포수 뎁스가 꽤 두꺼워졌다. 주전 최재훈이 건재한 가운데 박상언이 급성장하면서 1군 백업을 꿰찼다. 퓨처스에서 성장 중인 허관회도 있고, 지난해 2차 2라운드(11순위)로 뽑힌 뒤 상무에 입대한 유망주 허인서까지 자원이 많다.
그래서 김현우도 오전, 오후, 야간으로 쉴 새 없이 훈련하며 따라잡기 위해 노력 중이다. 송구 능력을 집중적으로 보완했고, 코치들 사이에 “방망이도 좋아졌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현우는 “경쟁은 어느 팀이나 마찬가지다. 아직 다른 선수들보다 떨어지기 때문에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며 “남들보다 특출나지 않아도 기복이 크지 않고 안정적으로 할 수 있다는 게 내 장점이다”고 어필했다.
김현우는 고교 시절 2년 선배 나균안(롯데)을 롤모델로 했다. 고교 3학년 때 포수 최대어였던 나균안은 프로 데뷔 후 극심한 성장통을 겪었지만 2020년 투수로 전향한 뒤 지금은 1군 주축이 됐다. 김현우는 절친한 선배와 1군에서 투타 맞대결하는 것을 꿈꾸고 있다. 그는 “균안이형과 자주 연락한다. 친형처럼 잘 챙겨준다. 형도 힘든 시기가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잘됐다. 형이 잘 던질 때마다 연락이 오는데 올해는 내가 형한테 자주 연락을 하고 싶다. 1군에서 형과 한 번 붙어보고 싶다”고 기대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