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놀라운 선수 많고 훌륭해" 8년 전 압도하고도 겸손한 오타니, 어떻게 공략하나
OSEN 조형래 기자
발행 2023.01.07 06: 00

.8년 전이던 2015년, WBSC 프리미어12 초대 대회에서 한국은 오타니 쇼헤이(29)와 처음 만났다. 소문으로만 들었던 오타니의 실체는 공포 그 자체였다. ‘충격과 공포’의 도가니 속에서 한국은 ‘투수’ 오타니에게 속절없이 무너졌다. 
2015년 프리미어12 개막전에서 오타니를 상대로 한국은 단 2개의 안타만 뽑아내고 10개의 삼진을 당했다. 오타니는 6이닝 2피안타 2볼넷 10탈삼진 무실점으로 한국을 지배했다. 패스트볼은 160km에 육박했고 포크볼은 150km에 가까웠다.
준결승전에 다시 만난 오타니는 한국을 더욱 압도했다, 7이닝 1피안타 1볼넷 11탈삼진 무실점. 완봉까지도 가능한 페이스였지만 일본 벤치의 판단 실수로 한국은 한숨을 돌렸다. 한국은 오타니가 내려간 뒤 일본 마운드를 두들겼다. ’도쿄대첩’의 역사는 그렇게 쓰여졌다. 만약 오타니가 경기 끝까지 책임졌다면 우리는 ‘도쿄의 굴욕’이라는 역사가 기록될 수 있었다. 그만큼 오타니 한 명에 한국은 쩔쩔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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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년이 지났다. 오타니는 이제 메이저리그에서 투타겸업으로 리그를 지배하고 MVP까지 수상한, 범접할 수 없는 존재로 거듭났다. 이런 오타니는 겸손함까지 갖췄다. 8년 전 한국을 상대로 압도하고도 한국과 다시 만나는 것에 긴장을 늦추지 않았다.
구리야마 감독이 이끄는 일본 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대표팀은 12명의 멤버를 우선적으로 발표했다. 오타니는 명단 발표 자리에 참석해 취재진과 기자회견을 진행했다. 당연히 한국에 대한 인상을 질문이 나왔고 오타니는 진지하게 대답했다. 
그는 “한국은 놀라운 선수가 많다는 인상을 받았다. 아시아로 봐도 세계적으로 봐도 투수나 타자 모두, 어느 세대에서나 훌륭한 선수들이 많이 나온다”라며 “어떤 선수가 나오는지 아직 모르지만 어느 세대나 세계와 싸울 수 있는 톱레벨의 선수들이 나오는 나라가 아닐까. 정말 멋진 야구를 하고 있다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WBC 대회 자체에 대한 강렬한 인상도 한일전이었다. 오타니는 “한국전에 대한 이미지가 아무래도 강했다. 학생으로 야구를 하고 있어서 제일 즐거운 시기였다. 아무래도 그때의 이미지가 남아있다”라면서 “일본 최고의 선수들이 한 팀으로 뭉쳐서 다른 나라 최고의 선수들과 맞붙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두근두근거렸다”라고 설명했다. 
겸손한 오타니의 WBC 각오는 우승이다. “놀라운 선수들이 모였기 때문에 우승만 목표로 하고 있다”라며 “이기는 것만 생각하고 있고 첫 WBC이기 때문에 기대하면서 열심히 하고 싶다”라고 힘주어 말했다.
한국은 이제 이런 오타니를 경계해야 한다. 한국은 호주, 일본, 중국, 체코와 함께 B조에 속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8강 진출을 위해 3월 9일 첫 경기인 호주전에 집중하겠다는 각오를 밝혔지만 이튿날인 10일에 열리는 한일전도 신경쓰지 않을 수 없다. 물론 오타니 외에도 다르빗슈 유, 야마모토 요시노부, 이마나가 쇼타 등 일본 에이스들이 있기에 한 명만 경계할 수는 없다. 
당장 오타니가 투타겸업을 할지, 아니면 투수 혹은 타자 하나에만 집중할 지는 결정하지 않았다. 구리야마 감독은 “소속 구단과 상의하고 확인을 해봐야 한다”라며 즉답하지 않았다. 하지만 투수 오타니든, 타자 오타니든 한국에 위협적이고 공포를 안겨줄 대상이라는 것은 틀림없다.
그러나 겸손함에 각오까지 갖춘 오타니. 다시 만난다면 어떻게 공략해야할지 걱정이 쌓일 수밖에 없다. /jhrae@osen.co.kr
2015년 프리미어12 한국전에 나선 오타니 /OSEN 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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