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리그 출신 에이스였던 윌머 폰트(33), 애런 브룩스(33)는 모두 미국 무대에 도전한다. 비록 다시 미국에 도전하게 된 과정 자체는 완전히 상이하지만, 어쨌든 두 명의 선수는 이제 바늘구멍보다 좁은 경쟁을 펼쳐야 한다.
지난해 SSG의 통합 우승을 이끌었던 폰트는 6일(이하 한국시간), 미국 메이저리그 샌디에이고 파드리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었다는 소식을 전했다.
폰트는 지난 2021년 SSG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 무대에 데뷔했다. 첫 시즌 부상으로 다소 어려움을 겪었지만 25경기 145⅔이닝 8승5패 평균자책점 3.46 탈삼진 157개의 준수한 활약을 했고 총액 150만 달러(계약금 20만 달러‧연봉 110만 달러‧인센티브 20만 달러)에 재계약을 맺었다. 그리고 지난해 28경기 184이닝 13승6패 평균자책점 2.69 탈삼진 170개의 성적을 거뒀다. SSG의 정규시즌 ‘와이어 투 와이어’ 우승에 일조했고 나아가 한국시리즈 통합 우승까지 이끌었다.
이후 메이저리그 도전에 대한 의사를 내비치면서 SSG와의 재계약 협상에서는 미온적이었다. SSG는 폰트와 결별을 기정사실로 받아들였고 에니 로메로, 커크 매카티 등 외국인 투수 라인업을 확정지었다.
하지만 호기롭게 도전을 외치더니 마이너리그 계약이었다. ‘MLB트레이드루머스’는 이어 ‘폰트가 한국에서 강한 모습을 보여준 것을 감안하면 하위 선발진이 불안한 샌디에이고에 뎁스를 채워줄 것이다. 폰트는 지난해 28선발에 184이닝을 던졌다. 경기 당 평균 6⅔이닝을 소화했다’라며 ‘2022년 스윙맨으로 선발보다는 구원투수로 더 많은 시간을 보낸 닉 마르티네스가 시즌 내내 4선발 자리를 지키기를 바란다. 하지만 2022년 106⅓이닝만 던졌다. 세스 루고는 선발 복귀를 계획하고 계약했다. 루고도 구원으로만 65이닝을 던져서 이닝을 커버할 수 있는 선수를 보완하는 게 현명하다’라며 폰트 영입의 이유를 설명했다.
다르빗슈 유, 조 머스그로브, 블레이크 스넬 등 3선발은 확고하지만 하위 선발진이 약한 샌디에이고다. 마르티네스, 루고 등이 후보군이지만 그 외에도 다양한 후보군들이 있다. 매체는 ‘스프링트레이닝에서 좋은 모습을 보이면 롱릴리프로 활용할 수 있다. 또 샌디에이고 지난해 시즌 초반 6인 로테이션을 활용했다는 것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라며 ‘아드리안 모레혼, 라이언 웨더스, 제이 그룸, 페드로 아빌라, 레이스 크네르, 훌리오 테헤란, 애런 브룩스 등과 경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미 폰트 외에도 우선순위로 주목받을 투수들이 즐비해 있다는 것.
경쟁 명단에는 지난 2020~2021년 KIA 타이거즈에서 활약하며 에이스 노릇을 한 애런 브룩스도 포함되어 있다.
브룩스는 2020년 KIA 유니폼을 입고 KBO리그에 데뷔, 첫 해 23경기 11승4패 평균자책점 2.50으로 활약하며 재계약에 성공했다. 지난해에는 13경기 3승5패 평균자책점 3.35를 기록했다.
하지만 브룩스는 이후 대마초 반입 혐의로 경찰 조사를 받으면서 불명예스럽게 퇴출됐다. 경찰 조사가 다 끝나지 않아서 출국이 늦었지만 지난해 세인트루이스 카디널스와 마이너리그 계약을 맺고 메이저리그에도 복귀하기도 했다.
시범경기에서 4경기 7⅓이닝 3실점으로 준수한 투구를 펼치며 개막 로스터에 깜짝 승선했다. 하지만 5경기 모두 구원등판, 9⅓이닝 3피홈런 8실점 평균자책점 7.71로 부진했다. 결국 5월초 양도 지명(DFA) 절차를 밟으며 트리플A로 향했다.
트리플A에서도 15경기(13선발) 69⅔이닝을 던지며 5승4패 평균자책점 5.56으로 눈에 띄는 성적을 내지 못했다. 메이저리그 재콜업을 받지 못한 채 세인트루이스를 떠났고 샌디에이고와 마이너 계약을 맺었다.
결국 브룩스와 폰트는 이제 바늘구멍보다 더 좁은 선발진 자리를 놓고 경쟁해야 한다. 어쩌면 40인 로스터 진입 경쟁부터 펼쳐야 한다. 그리고 두 선수 모두 우선순위라고 볼 수도 없다. KBO리그 에이스들의 모험과 도전, 경쟁의 결말이 궁금하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