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30세이브 마무리 투수들은 후보에도 들지 못했을까?
KBO 기술위원회는 지난 4일 제 5회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회 최종멤버 30명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가장 중요한 마운드를 이끌 투수 15명을 선정했다. 우완 정통파 8명, 사이드암 2명, 좌완투수 5명이다.
고우석(LG), 소형준(KT), 이용찬(NC), 원태인(삼성), 김원중(롯데), 박세웅(롯데), 곽빈(두산), 정철원(두산), 정우영(LG), 고영표(KT), 김광현(SSG), 김윤식(LG), 양현종(KIA), 이의리(KIA), 구창모(NC)가 이름을 올렸다.
눈에 띠는 대목이 있다. 세이브 부문 1위 고우석의 뒤를 이어 2위와 3위를 차지한 KT 김재윤과 KIA 정해영은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두 투수는 50인 관심선수 명단에서 들지 못했다.
김재윤은 33세이브, ERA 3.26, 정해영은 32세이브 ERA 3.38을 기록했다. 김재윤은 2021 우승 마무리 투수로 활약하는 등 2년 연속 30세이브를 따냈다. 정해영도 고졸 2년차 2021시즌부터 마무리 투수로 변신해 2년 연속 30세이브를 넘겼다.
그리고 마무리 투수 가운데 이용찬과 김원중, 최종멤버에 선출됐다. 이용찬은 22세이브, ERA 2.08를 기록했다. 김원중은 17세이브, ERA 3.98를 기록했다. 성적만으로 본다면 김재윤과 정해영이 우위에 있다. 그럼에도 부름을 받지 못했다.
그렇다면 왜 이용찬과 김원중을 선택했을까. 분명 다른 점은 있었다. 바로 떨어지는 포크볼이 주무기라는 점이다. 이강철 감독은 "두 투수는 구속이 150km를 넘는 것도 있지만 포크를 잘 구사한다. 확실하게 떨어지는 변화구를 던진다. 국제무대에서는 이것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이용찬은 포크볼 구사율이 30%가 넘는다. 김원중도 최고 152km를 던지면서 포크와 커브를 주무기로 던진다. 이강철 감독과 기술위원회를 이런 점을 고려해 두 투수를 발탁한 것이다. 일본투수들이 포크로 상대를 제압하는 장면을 기대했다고 볼 수 있다.
반면 김재윤과 정해영은 직구의 힘으로 승부를 보는 스타일이다. 물론 슬라이더와 포크를 던지기는 하지만 확실한 자기만의 무기는 아니다. 결국 기준을 철저하게 적용한 탓에 이강철 감독은 KT 직속 제자인 김재윤에 대한 스승찬스도 없었다. 두 투수에게는 일종의 숙제가 주어진 셈이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