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체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된 것일까. 팔꿈치 재활 중인 류현진(36·토론토 블루제이스)이 부상 복귀 후 2020시즌의 명성과 지위를 되찾을 수 있을까.
류현진은 지난 2019년 12월 28일(이하 한국시간) 캐나다 토론토 로저스센터에서 성대한 입단식을 가졌다. 4년 8000만 달러에 뉴 에이스가 된 류현진의 토론토 입성을 축하하는 자리였다.
류현진은 당시 “헬로 캐나다, 봉주르”라는 영어 및 프랑스어 인사와 함께 “토론토에 있다는 것이 행복하고, 토론토 블루제이스 구단을 자랑스럽게 만들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미국 매체 ‘스포츠일러스트레이티드(SI)’는 지난 4일 류현진의 토론토 3년을 평가하고, 부상 복귀 후 시나리오를 전망했다. 그러면서 시간을 장밋빛 전망으로 가득했던 2019년 12월로 돌렸다.
매체는 “류현진의 취임 기자회견은 웃음으로 가득했다. 로스 앳킨스 단장, 마크 샤피로 사장, 스캇 보라스 에이전트가 지켜보는 가운데 류현진은 ‘봉쥬르’라고 웃으며 인사했다. 그는 4년 8000만 달러의 계약과 함께 263이닝을 소화하며 스포츠 기자들의 찬사를 받았다”라고 회상했다.
계약 첫해 류현진은 토론토 마운드의 1인자였다. 코로나19로 단축된 2020시즌 12경기 5승 2패 평균자책점 2.69 호투로 토론토의 4년만의 포스트시즌 진출을 견인했기 때문. 메이저리그 투수 최고 영예인 사이영상(아메리칸리그) 투표에서도 3위를 차지한 그였다.
그러나 이듬해 162경기 풀타임 시즌서 막바지 극심한 슬럼프와 함께 실망을 안겼고, 2022년 6경기 2승 평균자책점 5.67의 부진을 겪다가 6월 왼쪽 팔꿈치 인대 접합 수술을 받으며 조기에 시즌을 마쳤다. 류현진의 3시즌 통산 성적은 49경기 21승 12패 평균자책점 4.07(263이닝 119자책)이다.
류현진은 빠른 복귀를 위해 지난달 29일 미국행 비행기에 몸을 실었다. 그 동안 스프링캠프가 시작하는 1월 말~2월 초에 맞춰 미국으로 향했던 그는 재활을 위해 예년보다 일찍 미국으로 향했다. 류현진의 목표는 오는 7월 복귀다.
류현진을 향한 시선은 여전히 비관적이다. SI는 “류현진은 불펜에서 도움이 되는 투수는 아니다. 토론토 또한 그 옵션을 고려하지 않을 것”이라며 “결국 선발을 맡아야하는데 그러기엔 다소 시간이 걸린다. 순위싸움이 한창인 7~8월 1군에서 이닝을 차츰 늘릴 수도 없는 노릇이다. 아무리 자리가 비더라도 류현진을 바로 로테이션에 넣진 않을 것이다”라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류현진은 부상 복귀 후 오프너로 나서 1~2이닝을 소화하는 ‘브리지 가이’ 역할이 예상된다. 그러나 이 또한 류현진이 재활 중 다시 부상에 부딪히거나 짐을 싸서 집으로 향하지 않는다는 가정 아래의 일이다”라고 비관적인 논조를 풍겼다.
관건은 재활 속도와 팔꿈치 상태다. 목표대로 7월 건강한 모습으로 복귀해야 후반기 선발 등판 가능성을 높일 수 있다. SI는 “토론토 동료들은 류현진의 복귀를 바라고 있을 것이다. 류현진은 클럽하우스의 영향력 있는 존재다”라며 “그가 건강을 되찾고 다시 공을 던질 준비를 마친다면 마지막 블루제이스의 99번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선수의 명예 회복 의지도 그 어느 때보다 강하다. 류현진은 “차질 없이 재활을 진행하겠다. 그러면 6월부터 재활 경기를 할 듯하다”라며 “팬들께 꼭 좋은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준비를 잘하겠다”라고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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