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병 제대→루키 최다 홀드→신인왕→국대까지…“걱정 안 하셔도 됩니다”
OSEN 이후광 기자
발행 2023.01.06 05: 30

포병 제대 이후 KBO리그에 데뷔해 신인왕을 차지하더니 두산을 넘어 나라를 대표하는 투수가 됐다. 두산 필승조 정철원(24)의 태극마크가 큰 주목을 받는 이유다. 
2022 KBO 신인왕 출신 정철원은 지난 4일 발표된 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최종 엔트리 30인에 승선하며 생애 첫 국가대표의 꿈을 이뤘다. KBO리그 데뷔 1년 만에 이뤄낸 성과였다. 
정철원은 안산공고를 나와 2018 신인드래프트서 두산 2차 2라운드 20순위 지명을 받은 우완 파이어볼러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입단 초반 1군의 높은 벽을 실감했고, 현역 포병으로 입대해 병역 의무를 먼저 이행했다. 1군 데뷔 없이 상무도 아닌 현역병 입대. 어떻게 보면 20대 초반 다소 모험이 될 수 있는 선택이었다. 

두산 정철원 / OSEN DB

정철원은 입대를 커리어의 전환점으로 삼았다. 지난해 5월 6일 혜성처럼 1군 무대에 등장해 빠른 적응과 함께 셋업맨 한 자리를 꿰찬 것. 어떤 상황에서도 150km가 넘는 돌직구를 가운데에 과감히 뿌리며 김태형 전 감독의 신뢰를 얻었고, 이는 데뷔 시즌 최다 홀드(23홀드)라는 대기록으로 이어졌다. 그리고 이에 힘입어 지난해 KBO 시상식에서 생애 단 한 번밖에 받을 수 없는 신인왕의 영예를 안았다. 
당초 정철원의 국가대표 승선을 예상한 이는 많지 않았다. 아무리 첫해 강렬한 인상을 남겼어도 그는 이제 한 시즌을 치른 신인에 불과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은 작년 후반기 정철원에 대해 “잘하고 있지만 경험을 더 쌓아야 한다”라는 평가를 내렸고, 마무리캠프에서 만난 정철원 또한 국가대표보다 2년차 시즌을 어떻게 보낼지 연구하는 모습이었다. 그런 그가 쟁쟁한 선배들과 함께 투수 엔트리 15인에 포함된 것이다.
이강철 감독이 포토타임을 하고 있다. 2023.01.04 /jpnews@osen.co.kr
이강철 감독은 4일 기자회견에서 “감독 자리를 처음 맡았을 때 대한민국 야구의 미래를 생각해 젊은 선수들 위주로 대표팀을 꾸려야겠다는 생각을 했다. 물론 성적을 내야하기 때문에 잘하는 베테랑 선수들도 선발했지만 나머지 선수들 또한 컨디션이 좋으면 기회를 부여할 것이다. 투구수 제한이 있는 단기전이라 폭넓은 투수 엔트리 활용이 필요하다”라고 정철원과 같은 신예들을 뽑은 취지를 설명했다.
다만 정철원은 작년 데뷔 시즌이 무색하게 72⅔이닝을 소화하는 투혼을 펼쳤다. 승부처, 접전 상황마다 호출을 받으며 KT 김민수(80⅔이닝), 두산 김명신(79⅔이닝)에 이어 구원투수 최다 이닝 3위에 이름을 올렸다. 이로 인해 후반기 한때 혹사 논란의 중심에 서기도 했다. 마무리캠프부터 회복에 전념했다고 하나 WBC에 가서도 몸 관리가 필요해 보인다.
태극마크를 단 정철원은 두산 구단을 통해 “두산 베어스 선수답다는 이야기를 듣도록 좋은 모습을 보여드리겠다. 어릴 때부터 해왔던 야구니까 자신 있다. 걱정 안 하셔도 된다”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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