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데뷔 후 처음으로 국가대표로 발탁된 LG 정우영은 오는 3월 열리는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매 경기 던지고 싶다는 의욕을 드러냈다.
정우영은 지난 4일 발표된 WBC 대표팀 최종 엔트리 30인에 포함됐다. 지난해 홀드왕 타이틀을 차지한 정우영은 사이드암 투수임에도 최고 157km 투심을 장착한 불펜 투수다.
볼끝 움직임이 좋아 극강 땅볼 유도형 투수다. 땅볼/뜬공 비율이 우타자 상대로는 4.47, 좌타자 상대로는 4.71로 매우 높다. 정우영은 주자가 있는 위기 상황에서 최우선적으로 등판했다.
정우영은 “메이저리그의 톱클래스 선수들과 대결을 기대하고 있다. 우리를 상대해보지 않아서 중간 투수들은 유리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많이 출전하는 미국, 도미니카공화국, 푸에르토리코, 베네수엘라 등은 4강까지 올라가야 만날 수 있다. 대표팀은 일본에서 열리는 1라운드에서는 B조에 속해 일본, 호주 등을 상대하고, 2라운드에 진출하면 A조의 대만, 네덜란드, 쿠바, 파나마 중에서 한 팀을 만날 것이다.
정우영은 “4강까지 갈 수 있다고 생각한다. 미국 선수들을 만나 보고 싶다”며 “물론 그 전에 한일전을 잘해야 한다. 일본 선수들이 우타자가 많아서 자신 있다”고 말했다. 일본 타자 상대로 땅볼 유도를 자신했다.
WBC 대표팀 투수 15명 중에서 사이드암 유형은 정우영과 잠수함 투수 고영표(KT) 2명이다. 불펜에서 요긴하게 활용될 수 있다. 또한 WBC 대회는 투구수 제한이 있어서 선발 보다는 불펜 투수들의 역할이 중요할 수 있다.
정우영은 짧게짧게 자주 등판할 수도 있다는 말에 “오히려 좋다. 국제대회에서 많이 나간다면 (배우고) 도움이 될 것이다. 많이 던지고 싶다. 전 경기 모두 나가서 던지고 싶다”고 호기있게 말했다.
# WBC 한국 대표팀 1라운드 경기 일정
3월 9일 오후 12시 호주전
3월 10일 오후 7시 일본전
3월 11일 휴식일
3월 12일 오후 12시 체코전
3월 13일 오후 7시 중국전
WBC 대회 규정의 투구 수 제한을 보면, 1라운드는 최대 65구, 8강 토너먼트는 최대 80구, 준결승 이후는 최대 95구다. (타자를 상대 도중에 제한 투구 수를 넘어가면 해당 타자 상대 후에 교체가 가능하다)
투구 수에 따른 휴식일 규정도 있다. 50개 이상 던지면 4일 휴식, 30구 이상 던지면 하루 휴식, 2일 연투는 하루 휴식이다. 더블 헤더가 열릴 경우에는 1일 2경기 투구는 안 된다. (메이저리그 소속 야수의 투수 등판은 안 된다)
정우영은 몸 상태가 받쳐준다면, 매 경기 등판도 가능하다. 한국 대표팀의 경기 일정이 좋은 편이다. 대표팀은 3월 9일 호주와 첫 경기를 치르고, 10일 ‘운명의 한일전’을 치른다. 정우영이 30구 미만을 던진다면 2경기 모두 등판할 수 있다.
2일 연투는 하루 휴식을 해야 한다. 한국은 11일 경기가 없는 휴식일이다. 12일 체코전, 13일 중국전에 또다시 30구 미만으로 2경기 연속 등판이 가능하다.
1라운드를 통과하면, 3월 14일 하루 쉬고 15일 A조 2위-B조 1위, 16일 A조 1위-B조 2위 경기가 열린다. 1라운드에서 4경기 모두 등판하더라도, 4강 진출권이 걸린 경기에 등판하는데 투구 수 제한 규정에는 문제없다.
4강에 진출하면, 3월 19일 아시아 라운드 1위-미국 라운드 2위, 20일 아시아 라운드 2위-미국 라운드 1위의 4강전 두 경기가 열린다. 그리고 21일 결승전이 열린다. 한국이 결승까지 진출하면, 4강전과 결승전 연투도 가능하다.
정우영은 지난해 경기당 13.9개, 이닝당 16.1개의 투구 수를 기록했다. 등판하면 적은 투구 수를 기록했다. 이강철 대표팀 감독이 투수 15명을 골고루 활용해, 특정 투수에게 연투 부담은 가급적 주지 않을 것이다. 아무튼 투구 수 제한 규정을 피하면서 1~2명의 타자만 상대한다면, 정우영이 전 경기 등판하고 싶다는 의지는 실현될 수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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