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 잃고 외양간을 고치는 표현이 딱 들어맞는다. 보스턴 레드삭스가 차기 프랜차이즈 스타는 놓치지 않았다.
전직 메이저리거이자 KBO리그 삼성 라이온즈에서도 활약했던 카를로스 바에르가는 5일(이하 한국시간), 자신의 SNS 계정에 ‘보스턴과 데버스가 11년 3억3200만 달러(약4223억 원)의 대형 계약이 체결했다’라고 최초로 전했다.
이후 ‘USA투데이’, ‘ESPN’, ‘디애슬레틱’ 등 전국매체와 보스턴 지역 매체 ‘매스 라이브’ 등이 후속 보도를 이어갔다. ‘디애슬레틱’의 켄 로젠탈은 “2024년부터 계약이 시작된다. 2000만 달러의 사이닝보너스가 포함되어 있다. 계약 총액은 3억3200만 달러가 아닌 3억3100만 달러(4210억 원)다’라고 덧붙였다.
보가츠의 11년 3억3100만 달러는 역대 최고액 6위에 해당한다. LA 에인절스 마이크 트라웃(12년 4억2650만 달러), LA 다저스 무키 베츠(12년 3억6500만 달러), 뉴욕 양키스 애런 저지(9년 3억6000만 달러), 뉴욕 메츠 프란시스코 린도어(10년 3억4100만 달러), 샌디에이고 페르난도 타티스 주니어(14년 3억4000만 달러)만이 데버스의 총액 규모를 넘어선다.
도미니카공화국 출신 우투좌타 3루수 데버스는 지난 2017년 빅리그 데뷔 후 6년간 보스턴에서 뛰었다. 2018년 월드시리즈 우승 멤버이기도 하다. 통산 689경기 타율 2할8푼3리 762안타 139홈런 455타점 OPS .854를 기록하고 있다. 두 번의 올스타와 실버슬러거 1회 경력을 자랑한다.
2019년 32홈런에 이어 2021년 개인 최다 38홈런을 쳤다. 지난해에도 141경기 타율 2할9푼5리 164안타 27홈런 88타점 OPS .879로 활약하며 아메리칸리그(AL) MVP 투표 14위에 이름을 올렸다.
데버스가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하더라고 하더라도 보스턴이 안긴 총액 규모가 합당한지에 대한 의견은 분분하다. 그러나 보스턴의 앞선 행보들을 보면 데버스 계약을 충분히 납득할 수 있다는 게 중론이다.
북미스포츠매체 ‘디애슬레틱’은 ‘보스턴이 다시 진지해지고 있다. 데버스와 역사상 6번째로 큰 규모의 계약을 맺으며 다시 우뚝 섰다. 이제 팀 내 최고 선수가 다음 시즌 어디서 뛰게 될지 궁금해 할 필요가 없다’라면서도 ‘하지만 보스턴이 완전히 돌아온 것은 아니다. 그들이 경쟁력 있는 팀이 되기 위해서는 여전히 진전이 필요하다. 베츠가 떠난 이후 그들이 어떻게 됐는지 보면 잘 이해하게 될 것이다. 시장에서 대형 계약이지만 자신들의 상황에 따른 것이다’라고 했다.
이어 ‘레드삭스는 베츠에게 주지 않은 연 평균 가치다. 그리고 보가츠에게도 주지 않았던 11년 보장 계약이다’라며 ‘저지, 코레아, 시거와 함께하지 않았지만 시장에 파장을 줬다’라며 ‘데버스는 보스턴의 미래를 위해 선택한 선수다. 3억3100만 달러의 계약은 무모하지만 필요했다. 다른 많은 기회들을 놓친 뒤 기꺼이 대형 계약을 맺었다’라고 분석했다.
‘ESPN’은 좀 더 냉철하게 분석했다. 매체는 ‘3억3100만 달러는 6번째로 큰 금액이다. MVP를 2회 수상한 브라이스 하퍼(13년 3억3000만 달러)보다 많다. 하지만 디버스는 MVP투표 10위 안에 든 적이 없다. 포지션별 WAR 순위 10위 안에 든 적은 2019년 10위로 한 차례 뿐이다. 볼넷이 적어서 출루율이 낮은 것은 엘리트 선수와 맞지 않는다. 2019년 이후 데버스는 wRC+(조정득점생산력) 132를 기록 중이지만 1500타석 이상 선수들 중 18번째다. 데버스가 매우 훌륭하지만 상위 10위 안에 드는 타자라고 확신할 수는 없다. 평균 이하의 3루수이기도 하다’라고 비판했다.
하지만 ‘데버스는 26세 시즌에 접어들고 2022년 더 나아질 수 있었다. 하지만 햄스트링 부상이 그를 괴롭혔다. 앞서 3시즌 15경기 밖에 결장하지 않았고 2022년 21경기에 빠졌다. 그의 내구성은 장기적으로 그의 생산력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이유다’라면서 ‘이 계약은 데버스가 보스턴의 전설이 될 수 있는 기회를 준다. 향후 10년간 이런 선수는 구단에 확실히 가치가 있다. 25세 시즌까지 팀의 WAR 순위 14위다. 이미 보스턴 역사상 최고의 젊은 선수들 중 한 명이고 보스턴은 그의 전성기가 성공적이라고 확신한다’라면서 데버스 계약에 긍정적인 면도 언급했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