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움 히어로즈 포수 이지영(37)이 프로 데뷔 이후 처음으로 국가대표에 선발됐다.
KBO는 지난 4일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WBC 국가대표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개최 예정인 WBC에 나설 최종 엔트리 30인을 발표했다. 포수 중에서는 양의지(두산)와 이지영(키움)이 이름을 올렸다.
이지영의 선발은 팬들을 깜짝 놀라게 했다. 박동원(LG), 유강남(롯데) 등 FA 시장을 뜨겁게 달궜던 거물급 포수들을 제치고 국가대표에 선발됐기 때문이다.
키움 주전포수로 활약하고 있는 이지영은 지난해 137경기 타율 2할6푼7리(420타수 112안타) 2홈런 37타점 OPS .634를 기록했다. 2016년 이후 처음으로 100안타를 넘겼고 3년 만에 홈런을 기록하는 등 최고의 시즌을 보냈다. 수비에서도 리그에서 두 번째로 많은 수비이닝(994⅔이닝)을 기록했다. 가을야구에서는 14경기에 모두 선발 포수로 출전해 젊은 키움 투수진을 이끌며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일궈냈다.
대표팀 이강철 감독은 “주전포수는 양의지다. 이지영은 작년 포스트시즌과 한국시리즈를 보면서 나이가 좀 있지만 잘 움직이고 백업포수로서는 역할을 잘하겠다고 생각했다. 진갑용 배터리 코치와 상의를 했는데 기량도 많이 성장했고 야구도 성실하게 하면서 실력도 부족하지 않아 택하게 됐다”라고 이지영 발탁 배경을 설명했다.
이지영이 국가대표에 선발된 것은 프로 데뷔 이후 처음이다. 이지영은 지난해 포스트시즌 기간 인터뷰에서 “아마추어 때는 3~4번 정도 국가대표에 뽑힌 적이 있다. 하지만 프로에 와서는 한 번도 국가대표로 선발되지 못했다. 예전에 한 번 예비엔트리에 들어간 것이 전부다”라면서 “기대는 해보겠지만 뽑힐 수 있을까?”라며 스스로는 국가대표에 선발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했다.
“내가 감독님이라도 젊고 한 방이 있는 선수들을 데리고 갈 것 같다”라고 말한 이지영은 “나를 데리고 가지는 않을 것이다. 막연한 기대만 있다. 그냥 예비 엔트리에만 들어가면 좋겠다. 그것도 나름대로 성공한 것이라고 생각한다”라고 말했다.
화려하지는 않지만 견실한 플레이를 하는 이지영은 한국시리즈에 6번이나 진출했을 정도로 큰 경기 경험이 많다. 비교적 젊은 투수들이 많은 대표팀에서 이지영의 경험은 큰 힘이 될 것이다. 태극마크의 꿈을 이룬 이지영이 WBC에서 어떤 활약을 보여줄지 지켜보자.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