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대만야구대표팀 차출을 거부했던 내야수 장유쳉(28)이 거센 여론 반발에 마음을 바꿨다.
대만 ‘타이완 뉴스’는 지난 4일(이하 한국시간) 장유쳉의 대만대표팀 합류 소식을 전했다. 지난 3일 대만 타이중에서 차이치창 CPBL(대만프로야구) 커미셔너를 만나 논의 끝에 대표팀 참가를 결정했다. 린위에핑 대만대표팀 감독은 “좋은 소식이다. 장유쳉의 합류는 확실히 팀에 큰 플러스가 될 것이다. 우리가 WBC에서 좋은 결과를 내는 데 도움이 되길 바란다”고 반겼다.
당초 장유쳉은 지난 연말 린위에핑 감독에게 WBC 대표팀 차출 거부의 뜻을 전했다. 지난해 시즌을 마친 뒤 보스턴 레드삭스에서 논텐더로 방출돼 FA가 된 장유쳉은 아직 새 팀을 찾지 못한 상황이다.
최근 3개 팀에서 장유쳉에게 관심을 보인 것으로 알려졌지만 마이너리그 계약이 유력하다. 구단들은 장유쳉이 스프링 트레이닝에 참여하길 바랐고, WBC와 일정이 겹치기 때문에 대표팀 차출에 응하기 어렵다는 입장이었다.
메이저리그 입지가 다져지지 않은 장유쳉은 WBC보다 새 시즌 준비에 집중하고 싶었다. 이해가 안 되는 건 아니지만 그를 바라보는 여론의 시선이 곱지 않았다. 군 면제를 받아놓고 국가대표팀 차출을 거부했으니 국민 정서에 어긋났다.
한국처럼 징병제 국가인 대만은 모든 남성에게 병역 의무가 있다. 지난 2018년 12월 징병제 1년을 폐지하며 4개월 군사훈련으로 개편, 사실상 모병제로 전환했지만 국방력 강화를 위해 2024년 1월1일부터 다시 1년 징병제로 복무기간을 늘렸다.
장유쳉은 지난 2019년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에 대만 대표로 출전하면서 스포츠 관련 보충역 자격을 얻었다. 당시 대만이 우승을 했고, 장유쳉은 12일간 복무하는 것으로 사실상 군 면제를 받았다. 단, 규정에 따라 12일 복무 후에도 5년간 보충역으로 편입된다. 2025년까지 보충역 기간이라 WBC 대표팀 거부에 대한 여론이 악화됐다.
차이치창 커미셔너는 “장유쳉을 뽑아야 한다는 현지 팬들의 압박이 있었다. 장유쳉이 참가를 결정해 다행으로 생각한다. 선수 본인도 대만을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는 강한 의지를 보여줬다”고 기대했다. 네덜란드, 쿠바, 이탈리아, 파나마와 함께 A조에 편성된 대만은 안방 타이중에서 3월8일부터 13일까지 1라운드 조별리그를 갖는다.
한편 우투우타 유틸리티 내야수 장유쳉은 지난 2013년 국제 아마추어 계약으로 50만 달러를 받고 클리블랜드 인디언스에 입단했다. 2019년 빅리그 데뷔 후 4시즌 통산 196경기 타율 2할1푼3리 104안타 14홈런 61타점 OPS .639를 기록했다. 지난해에는 클리블랜드, 피츠버그 파이어리츠, 탬파베이 레이스, 보스턴 등 무려 4개 팀을 오갔다. 한 시즌 3번의 양도 지명(DFA) 끝에 69경기 타율 2할8리 35안타 4홈런 15타점 OPS .605로 부진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