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BC(월드베이스볼클래식) 30인 최종 엔트리에 '골든글러버' 안우진(키움)의 이름은 없었다.
KBO(한국야구위원회)는 4일 오후 서울 도곡동 야구회관에서 WBC 국가대표 엔트리 발표 기자회견을 열고 내년 3월 개최 예정인 WBC에 나설 최종 엔트리 30인을 발표했다.
가장 관심을 모은 건 리그 대표 에이스로 성장한 안우진 발탁 여부였다. 실력과 성적으로는 대표팀 승선이 당연했지만 과거 학교폭력 가해 전력으로 인해 앞서 관심명단 50인에도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최근 WBC 참가국들이 드림팀을 구축하는 가운데 안우진을 예비 엔트리에 넣어야한다는 목소리가 나오기도 했지만 기술위원회의 최종 선택은 '제외'였다.
안우진은 지난해 프로 5년차를 맞아 30경기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호투하며 키움 에이스에서 리그 에이스로 거듭났다. 한국을 대표하는 투수 김광현(2.13·SSG)을 제치고 평균자책점 부분 1위를 차지했고, 224개의 탈삼진을 잡으며 NC 에이스 드류 루친스키(194개)를 여유 있게 따돌렸다. 이는 지난해 아리엘 미란다(225탈삼진)에 이은 KBO리그 단일 시즌 최다 탈삼진 2위. 한국인 투수 중에는 역대 1위다. 이에 힘입어 생애 첫 골든글러브까지 품었다.
성적만 보면 안우진은 국가대표 1선발을 맡아야하는 투수다. WBC 한일전 선발투수로 손색이 없는 기록이다. 그러나 그는 휘문고등학교 시절 학교 폭력 전력으로 대한체육회와 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로부터 국가대표 영구 자격박탈 징계를 받았다. 이 때문에 올림픽, 아시안게임 등 대한체육회 주관 국제대회 출전이 불가하다. 프로가 출전하는 WBC는 출전 제한이 없지만 KBO 기술위원회는 여론 상 그의 태극마크를 섣불리 결정하지 못했다.
이날 기자회견에 참석한 조범현 기술위원장은 "선수 선발 기준은 기량과 함께 나라를 대표하는 국가대표 상징적 의미, 책임감, 자긍심 등 여러 가지를 고려해서 최종적으로 30명을 선발했다"라고 안우진을 제외한 이유를 밝혔다.
프로 데뷔 5년 만에 KBO리그 최고의 에이스로 올라선 안우진. 그러나 과거 학교폭력 이력에 태극마크의 꿈이 끝내 좌절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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