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최악의 시즌을 보낸 키움 히어로즈 이용규(38)가 올해 반등할 수 있을까.
이용규는 통산 2040안타를 때려낸 베테랑 외야수다. 2020년 준수한 성적을 거뒀음에도 한화에서 방출됐지만 키움에서 새로운 기회를 잡았다. 그해 133경기 타율 2할9푼6리(459타수 136안타) 1홈런 43타점 OPS .764를 기록하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지난해 이용규에 대한 기대는 컸다. 키움이 외국인타자로 메이저리그에서 132홈런을 때려낸 강타자 야시엘 푸이그를 영입하면서 이용규-이정후-푸이그로 이어지는 최강의 외야진이 구성될 것으로 보였다.
하지만 타격 5관왕(타율, 출루율, 장타율, 타점, 최다안타)과 리그 MVP를 차지한 이정후, 20홈런을 넘긴 푸이그와 달리 이용규는 86경기 타율 1할9푼9리(271타수 54안타) 21타점 OPS .547로 부진한 성적을 기록했다. 시즌 초반 2000안타를 돌파하는 등 좋은 일도 있었지만 부상과 부진이 겹치며 전반기 이렇다 할 활약을 보여주지 못했고 후반기까지 부진이 계속됐다.
포스트시즌에서도 아쉬움이 컸다. KT와의 준플레이오프에서 5경기 타율 3할6푼4리(11타수 4안타) 3득점 1도루 OPS .781을 기록하며 알토란 같은 활약을 펼쳤지만 LG와의 플레이오프에서는 4경기 타율 2할2푼2리(9타수 2안타) 2타점 3득점 OPS .522, SSG와의 한국시리즈에서는 5경기 7타수 무안타 1득점을 기록하는데 그쳤다.
키움은 이번 겨울 외야진 보강에 공을 들였다. 푸이그는 미국에서 불법스포츠도박과 위증죄 혐의가 제기되면서 재계약이 불발됐지만 퓨처스FA로 나온 이형종을 4년 20억원에 데려오는데 성공했다. 지난해 9월 상무에서 전역하고 부상에서 회복중인 임병욱도 내년 시즌 외야에서 중요한 역할을 맡을 가능성이 크다.
이용규의 입지는 지난해와 비교하면 좁아진 모양새다. 출전 기회를 확보하기 위해서는 지난해 부진이 일시적이었음을 증명해야 한다. 긍정적인 부분은 소위 ‘용규놀이’라고 불리는 이용규 특유의 컨택 능력은 여전하다는 점이다. 세부지표를 보면 이용규의 지난해 타석당 투구수(4.43구), 컨택 비율(90.3%)은 2021년 수치(4.24구, 93.6%)와 큰 차이가 없었다. 특유의 컨택 능력으로 만들어내는 인플레이타구를 안타로 연결할 수 있다면 충분히 반등의 여지가 남아있다.
지난해 한국시리즈 준우승을 차지한 키움은 올해도 한국시리즈 우승을 위해 달려갈 각오다. 팀내 최고 베테랑인 이용규도 키움의 창단 첫 우승 도전에 힘을 보태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