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트윈스 외야수 박해민(34)의 깜짝 선물에 경북고등학교 야구부에 웃음꽃이 피었다.
지난 2일 대구 수성구 황금동 경북고 야구장에는 큼지막한 택배가 도착했다. 택배 내용물은 운동화와 스파이크였다. 보낸 이는 다름 아닌 박해민. 삼성 시절 재능 기부를 통해 경북고 야구부와 인연을 맺은 그는 야구부 전원(66명)에게 운동화 및 스파이크 등 3켤레씩 선물했다.
아무리 박해민이 FA 대박을 터뜨린 선수라지만 남을 위해 한꺼번에 쓰는 일이 결코 쉽지는 않다. 학교 관계자는 "이승엽 감독 이후 이렇게 많은 후원이 들어온 건 처음"이라고 전했다.
박해민은 지난달 김환열 경북고 야구부장에게 연락을 취해 코칭스태프 및 선수들의 사이즈를 조사했고 각자에 맞게 운동화와 스파이크를 주문했다. 물품만 보낸 게 아니었다. 박해민은 오랜만에 경북고 야구부원들을 만나기 위해 서울에서 직접 내려왔다.
재능 기부 활동할 때 인연을 맺은 선수들과 요즘도 연락을 주고받는 박해민은 모처럼 이야기를 나누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준호 감독은 "모교 출신 선수도 아닌데 이렇게 도와줘서 정말 고맙다. 재능 기부 활동할 때 선수들을 잘 가르쳐준 덕분에 기량 향상에도 많은 도움이 됐다. NC 박한결과 배상호도 박해민 선수의 외야 수비 지도를 받고 많이 좋아졌다"고 말했다.
박한결은 "박해민 선배님께서 삼성에 계실 때 저희 학교에서 재능 기부를 하셨는데 당시 선배님으로부터 수비와 주루 부문에서 정말 많이 배웠다. 펜스 플레이와 타구 처리는 물론 누상에서 상대 투수의 습관을 파악하는 요령과 도루 노하우를 많이 익히게 됐다. 박해민 선배님의 조언 덕분에 아주 큰 도움이 됐다"고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박해민도 경북고 야구부의 뜨거운 반응에 흐뭇한 미소를 지었다. 그는 "제가 경북고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삼성에 육성 선수로 입단했다가 국가대표 리드오프로 성장하는 신화를 쓴 박해민. 새해 둘째 날부터 따뜻한 선행으로 추위를 녹였다. 역시 그는 좋은 선수 이전에 좋은 사람이었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