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년 전과 분위기가 180도 달라졌다. 선수가 구단에 백지위임하며 구단 뜻에 맡겼지만, 4년이 지난 지금은 선수의 몸값은 100억대로 가치가 상승됐다.
LG 트윈스는 ‘골든글러버’ 유격수 오지환(33)과 다년 계약을 논의하고 있다. 2019시즌을 마치고 오지환과 FA 협상을 돌이켜보면 정반대의 상황이다.
2019년 오지환은 134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5푼2리(473타수 119안타) 9홈런 27도루 53타점 OPS .717을 기록했다. 타율은 2012년(2할4푼9리) 이후로 가장 낮은 수치였다. 당시 FA 시장에 A급 선수들이 적었고, FA 시장은 과열되지 않고 구단들은 합리적인 태도로 나섰다.
오지환측은 협상 초기에 ‘6년 100억설’이 나오면서 여론의 지지도 받지 못했다. 오지환이 LG에 없어서는 안 될 주축 내야수이지만, 개인 성적이 부진한 상황에서 지나치게 엄청난 몸값을 요구한다는 것이 다수 여론이었다. 당시 4년이 넘는 다년 계약도 드물었다.
결국 오지환은 구단에 사실상 ‘백지위임’을 했고, LG는 옵션 없이 4년 40억원의 보장 계약을 제시해 합의했다.
지나고 보면 4년 40억원 계약이 LG 구단에는 더없이 행복한 ‘가성비 특급’ 계약이 됐다. 선수는 오히려 ‘헐값 계약’이라고 느껴질 법도 하다.
오지환은 FA 계약 첫 해인 2020년 데뷔 후 처음으로 타율 3할을 기록했고, OPS .823으로 활약했다. 2021년 2할5푼4리로 타율이 떨어졌지만, 2022년 잠실 유격수로는 처음으로 ‘20홈런-20도루’를 달성했다.
지난해 14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6푼9리 25홈런 20도루 87타점 OPS .827로 맹활약했다. 팀의 주장까지 맡아서 선수단을 잘 이끌며 정규 시즌 2위로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 유격수 수비는 리그 톱클래스로 변함없었다. 유격수 골든글러브를 수상해 명실상부한 No.1 유격수로 인정받았다.
2023년은 4년 계약의 마지막 해다. LG는 FA 재취득을 한 시즌 남겨둔 오지환과 미리 다년 계약으로 붙잡을 계획이다. 그동안 보여준 오지환의 금강불괴, 최근 5년간 평균 139경기를 뛰었다. 30대 중반에도 뛰어난 기량을 유지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스트라이크존 확대에도 불구하고 자신에 맞는 배트와 스윙으로 개인 최다 홈런을 기록하며 장타력이 비약적으로 늘어났다.
최근 팀에 핵심 전력은 미리 다년 계약으로 붙잡는 트렌드, LG는 오지환이 FA 시장에 나가는 것을 막고 미리 붙들어맬 계획이다. 선수의 FA 기회를 막으려면 합당한 반대 급부가 있어야 한다.
4년 이상의 장기 계약으로 심리적인 안정감, 최근 FA 시장에서 A급 선수들의 대우 등을 고려하면 100억대 계약이 전망되고 있다.
오지환은 30~33세 시즌에 총액 40억원 계약이었다. 연평균 10억원이다. 34~38세 또는 39세 시즌까지는 100억이 넘는 대박을 거머쥘 것으로 보인다. /orang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