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 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섰던 이와쿠마 히사시(42)가 국가대표 경기의 중압감에 대해 이야기했다.
일본매체 풀카운트는 2일 “다시 그 때의 마운드에 서라고 하면 순순히 고개를 끄덕이지 않을지도 모른다. 이와쿠마가 2009년 WBC 한국과의 결승전, 인생 최대의 무대에서 국가대표로 나서는 사명감을 마주했다”라며 이와쿠마가 말하는 WBC 결승전에 대해 전했다.
이와쿠마는 일본프로야구 통산 226경기(1541이닝) 107승 69패 평균자책점 3.25를 기록한 일본 간판 에이스다. 2012년부터 2017년까지는 메이저리그 시애틀에서 활약하며 150경기(883⅔이닝) 63승 39패 2세이브 평균자책점 3.42를 기록했다. 2019년 요미우리에서 뛴 이와쿠마는 이후 현역 은퇴를 선언했다.
2009년 WBC 결승전 선발투수로 나선 이와쿠마는 7⅔이닝 4피안타(1피홈런) 2볼넷 6탈삼진 2실점으로 호투했다. 9회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가 이범호에게 동점타를 허용하면서 승리가 날아갔지만 일본의 WBC 2연패에 크게 기여했다.
“마음의 준비가 되어있지 않았다”라고 말한 이와쿠마는 “2라운드 쿠바전에서 던진지 4일밖에 되지 않았다. 선발 로테이션을 생각해도 다르빗슈가 던지는줄 알았다”라고 당시를 회상했다. 이어서 등판 전 오전에 관광명소 베벌리 힐스를 돌아다닌 것에 대해 “기분 전환을 하고 싶었던 것 같다”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경기 시작 시간이 다가올수록 부담감은 커졌다. 이와쿠마는 “마운드에 오를 때까지 내가 아닌 느낌이 들었다. 몸풀기를 하면서도 토할 것 같았다. 벤치에 정말 좋은 투수진이 있었다. ‘할 수 있는데까지만 전력을 다하자. 나만 그러는 것이 아니다’라고 생각하니 조금은 편해졌다”라고 당시의 중압감을 설명했다.
좋은 투구를 하며 한국 타선을 2실점으로 막아낸 이와쿠마는 이후 벤치 뒤에서 아이싱을 하며 모니터로 경기를 봤다. 다르빗슈가 9회 동점을 허용한 것에 대해서는 “‘이것이 야구. 이것이 결승의 무대’라는 생각을 하며 필사적으로 응원했다”라고 말했다.
2009년 대회에서 쉬운 상대가 없었던 이와쿠마는 1라운드 한국과의 두 번째 경기에서도 선발투수로 나갔다. “어떤 퍼포먼스를 할 수 있을지 알 수 없었다. 던질 때 불안감은 가장 컸다”라고 말한 이와쿠마는 그 경기에서 5⅓이닝 1실점 패전을 기록했다. 하지만 안타는 2개밖에 내주지 않으며 자신의 역할을 다했다.
이와쿠마는 “일본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공을 던질 수 있었던 것은 선수로서 명예로운 일”이라면서도 “다만 긴장감과 압박은 대단하다. 각오가 없으면 되는게 아니다”라며 오는 3월 WBC에 출전하는 후배들에게 조언했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