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3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에서 한국의 차세대 에이스를 찾을 수 있을까.
KBO는 오는 4일 WBC 국가대표 엔트리 기자회견을 개최한다. 이강철 감독과 조범현 기술위원장이 직접 대표팀 엔트리에 대한 설명을 할 예정이다.
오는 3월 개막하는 WBC는 코로나19로 인해 2017년 이후 6년 만에 개최되는 대회다. 오랜만에 돌아온 최고의 국제대회인 만큼 세계 각국에서는 최정예 스타들이 총출동할 예정이다. 미국은 마이크 트라웃(에인절스)를 필두로 클레이튼 커쇼, 무키 베츠(이상 다저스), 놀란 아레나도(세인트루이스), 피트 알론소(메츠), 메릴 켈리(애리조나) 등 초호화 라인업을 자랑한다. 일본도 오타니 쇼헤이(에인절스), 다르빗슈 유(샌디에이고), 스즈키 세이야(컵스), 요시다 마사타카(보스턴) 등 메이저리그 선수들이 대거 참가한다.
한국 역시 최정예 라인업을 구성하기 위해 고심하고 있다. 처음으로 한국계 메이저리그 선수들에게 대표팀 참가 의사를 타진했고 내셔널리그 2루수 골드 글러브 수상 경력이 있는 토미 에드먼(세인트루이스)이 한국 국가대표로 출전할 전망이다.
가장 큰 고민은 역시 마운드, 특히 선발진이다. 토미 존 수술 이후 재활중인 류현진(토론토)은 이번 WBC 참가가 불가능하다. 김광현(SSG), 양현종(KIA) 등 오랫동안 대표팀 에이스 자리를 맡아온 베테랑들이 있지만 이제는 새로운 에이스를 찾아야할 시점이 됐다.
기량만 본다면 지난해 투수 2관왕(평균자책점, 탈삼진)을 차지한 안우진(키움)이 차세대 에이스로 손색이 없다. 안우진은 지난 시즌 30경기(196이닝) 15승 8패 평균자책점 2.11로 커리어하이를 찍었다.
하지만 안우진은 최근 과거 학교폭력 전력이 다시 이슈가 되면서 구설수에 올랐다. KBO 입장에서도 학교폭력 관련 징계 때문에 KBSA(한국야구소프트볼연맹)가 참가하는 국제대회(올림픽, 아시안게임 등)에 출전을 할 수 없는 안우진을 국가대표로 선발하는 것에 큰 부담이 있는 상황이다. 지난해 12월 발표된 WBC 대표팀 관심명단에서도 안우진의 이름은 보이지 않았다.
2021년 도쿄 올림픽에서 활약한 이의리(KIA)도 차세대 에이스로 성장할 수 있는 재목이다. 올림픽에서 2경기(10이닝) 1패 평균자책점 4.50을 기록한 이의리는 비록 승리투수가 되지는 못했지만 중요한 도미니카 공화국전과 미국전에서 제 역할을 다하며 가능성을 보여줬다. 탈삼진은 18개로 일본 에이스 야마모토 요시노부(오릭스)와 더불어 공동 1위를 차지했다.
이의리는 지난해 29경기(154이닝) 10승 10패 평균자책점 3.86을 기록했다. 처음으로 풀타임 선발투수로 시즌을 완주하며 KIA 주축 선발투수로 완전히 자리를 잡았다. 한 단계 더 성장하면서 올림픽에 이어서 WBC에서도 활약이 기대된다.
2020년 신인상을 수상한 소형준(KT)은 첫 국가대표 선발을 기대하고 있다. 2021년에는 페이스가 좋지 않아 올림픽 대표팀에서 제외돼 아쉬움이 컸다. 하지만 이번에는 다르다. 지난해 27경기(171⅓이닝) 13승 6패 평균자책점 3.05로 좋은 성적으로 시즌을 마쳤다.
소형준은 만 21세로 아직 어린 나이이지만 벌써 ‘빅게임 피쳐’라는 말을 듣고 있다. 포스트시즌 통산 5경기(26⅓이닝) 3승 평균자책점 1.37이라는 압도적인 성적을 거뒀기 때문이다. 큰 경기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만큼 첫 국제대회에서도 좋은 활약이 기대된다.
구창모(NC)는 구위만 본다면 한국에서도 최고 수준이다. 언제나 부상이 발목을 잡았지만 지난해 19경기(111⅔이닝) 11승 5패 평균자책점 2.10을 기록하며 화려한 복귀를 알렸다.
지난해 거물급 신인선수로 기대를 모았던 문동주(한화)는 13경기(28⅔이닝) 1승 3패 2홀드 평균자책점 5.65로 고전했지만 WBC 대표팀 관심명단에 포함됐다. 아직 두드러진 성과를 내지는 못했지만 잠재력이 대단하고 후반기 3경기(15이닝) 1승 2패 평균자책점 3.00을 기록하며 가파른 성장세를 보였다. 시속 150km가 넘는 문동주의 강속구는 대표팀에 큰 힘이 될 수도 있다.
이밖에 원태인(삼성), 박세웅(롯데), 곽빈(두산), 김윤식(LG), 고영표, 엄상백(이상 KT) 등도 대표팀 에이스 자리를 노리고 있다.
세대교체가 필요한 시점이 다가온 한국 야구 대표팀이 WBC에서 새로운 에이스를 발굴할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fpdlsl72556@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