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이저리그를 대표하는 베테랑 투수 잭 그레인키(40)의 재계약 협상이 길어지고 있다. 2022시즌 준수한 성적에도 FA 시장 과열화로 인해 쉽게 결론이 나지 않는 모습이다.
미국 캔자스시티 지역 언론 ‘캔자스시티 스타’는 지난 1일(이하 한국시간) “메이저리그 FA 시장에 기록적인 인플레이션이 몰아치고 있다. 이 여파를 직격으로 맞고 있는 선수가 빅리그 통산 223승을 거둔 우완 그레인키다. 캔자스시티 레전드의 재계약이 진전되지 않고 있다”라고 보도했다.
1983년생인 그레인키는 지난 2004년 캔자스시티에서 빅리그에 데뷔해 밀워키 브루어스, LA 다저스, 애리조나 다이아몬드백스, 휴스턴 애스트로스, 그리고 다시 캔자스시티에서 19년을 보낸 베테랑 중의 베테랑이다. 올스타 6회, 평균자책점 타이틀 2회, 사이영상 1회 등 화려한 경력을 자랑하며, 국내 팬들에게는 다저스 시절 클레이튼 커쇼, 류현진과 함께 강력한 3선발을 구축한 선수로 익숙하다. 빅리그 통산 성적은 556경기 223승 141패 평균자책점 3.42다.
그레인키는 작년 3월 캔자스시티와 1년 1300만 달러에 계약하며 12년 만에 친정팀으로 복귀했다. 그리고 적지 않은 나이에도 26경기(137이닝) 4승 9패 평균자책점 3.68의 건재함을 과시했다. 팔 굴곡근 부상으로 한 달을 쉬면서 풀타임은 소화하지 못했지만 현지 언론은 그가 4~5선발로는 충분히 경쟁력이 있다는 시선을 보이고 있다.
당초 캔자스시티 J.J. 피콜로 단장은 “선발 로테이션 강화를 모색하겠다”는 플랜을 밝혔다. "그레인키가 2023년에도 계속 투수를 하겠다는 의지를 보이면 재계약을 추진할 것"이라는 공언도 했다. 이에 따라 무탈한 재계약이 예상됐지만 시장 인플레이션이라는 변수가 발생했다. 현지 복수 언론은 “그레인키의 계약 지연은 실적이 저조한 투수들에게 계속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현장과 연관돼 있다”라고 분석했다.
예를 들어 준척급으로 평가받았던 제임슨 타이욘은 4년 5600만 달러 예상과 달리 시카고 컵스와 6800만 달러에 도장을 찍었고, 타이후안 워커도 4년 5200만 달러 계약이 예상됐으나 필라델피아 필리스와 7200만 달러에 사인했다. 그레인키 또한 가치가 올라가며 원소속팀의 재계약 제안을 받지 못하고 있다.
캔자스시티 피콜로 단장은 “그레인키의 재계약을 계속 생각할 것”이라며 “지금은 잘 안 되고 있는 게 사실이지만 오프시즌은 아직 갈길이 멀다. 어떻게 하면 팀이 더 좋은 방향으로 갈 수 있을지 늘 모색 중이다”라고 이에 대한 입장을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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