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로 팀이라면 늘 승리를 추구해야 한다. 우승이 궁극적 목표이지만 팀마다 속도 조절을 한다. 팀 상황에 따라 드라이브를 걸 때가 있으면 잠시 쉬어가는 시기도 있다.
2023년 새해 KBO리그에는 어느 때보다 ‘윈나우’ 팀들이 많다. 우승을 목표로, 당장 가시적인 성과를 내기 위해 전력 구성하는 팀들에겐 뒤로 물러설 수 없는 시즌. 그만큼 예측도 어렵다.
우승팀 SSG는 외국인 에이스 윌머 폰트가 빠져나간 것을 빼면 핵심 전력을 그대로 보존했다. 새해에도 우승 후보 1순위로 꼽히지만 SSG를 따라잡기 위해 2~3위 팀들의 추격 의지가 뜨겁다.
준우승한 키움은 여느 때와 무척 다른 오프시즌을 보내고 있다. 무려 11년 만에 외부 FA 시장에 참전해 불펜투수 원종현과 외야수 이형종을 영입했다. 새 외국인 투수 아리엘 후라도에게도 100만 달러 신규 상한액을 가득 채웠다. 방출 선수로 임창민과 홍성민도 데려와 불펜 보강에 집중했다. 내년 시즌을 마치고 메이저리그 진출을 선언한 이정후의 마지막 시즌을 앞두고 우승 도전에 모든 초점을 맞췄다.
팀 창단 최다 87승을 거두고도 플레이오프에서 키움에 1승3패로 충격적인 업셋을 당한 LG도 류지현 감독에서 염경엽 감독 체제로 간판을 바꿨다. 내부 FA 유강남(롯데), 채은성(한화)을 빼앗겼지만 보상선수로 즉시 전력 김유영, 윤호솔을 지명해 마운드를 보강했다. FA 포수 박동원을 영입했고, 상무에 지원하다 취소한 외야수 이재원과 불펜 이정용의 군입대도 미뤘다. 우승 아니면 의미가 없어찐다. 막중한 부담 극복이 큰 과제다.
감독 계약 마지막 해를 맞이한 팀들도 성적에 올인해야 한다. 이강철 KT 감독, 래리 서튼 롯데 감독,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이 새해 승부를 봐야 한다. 2021년 통합 우승팀 KT는 그나마 여유가 있지만 5년 연속 가을 야구에 실패한 롯데나 3년 연속 최하위에 머무른 한화는 대도약이 필요하다.
롯데는 FA 포수 유강남, 유격수 노진혁을 영입하며 수년간 팀의 약점이었던 센터라인 포지션을 동시에 보강했다. 에이스 박세웅과 비FA 다년 계약하며 군입대를 미뤘다. 방출 시장에서 투수 차우찬,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 즉시 전력 선수들까지 싹싹 긁어 모았다. 이대호가 은퇴했지만 몇 년간 경험치를 먹인 젊은 선수들의 성장이 이어지면 단숨에 5강권을 바라볼 수 있는 전력으로 기대를 모은다.
한화도 FA 시장에서 외야수 채은성, 투수 이태양, 내야수 오선진을 영입하며 공격적으로 나섰다. 외국인 선수 영입에 있어서도 부상 리스크가 있는 버치 스미스에게 신규 외국인 100만 달러 상한액을 채웠다. 거포 유망주 변우혁을 KIA에 내주고 투수 한승혁을 받는 등 리빌딩 체제에서 벗어나 이기는 야구로 전환 중이다. 2년차 괴물 투수 문동주와 또 다른 강속구 신인 김서현의 잠재력이 폭발한다면 탈꼴찌 이상도 기대할 만하다.
진나해 4년 만에 가을 야구에 복귀했지만 1경기 만에 끝난 5위 KIA도 김종국 감독 부임 2년차로 더 높은 곳을 바라봐야 한다. 2점대 평균자책점의 외국인 투수 션 놀린, 토마스 파노니를 포기하며 구위형 투수(숀 앤더슨, 아도니스 메디나)들로 모두 바꾸는 승부수를 던졌다. 초보 감독들이 새로 지휘봉을 잡은 NC(강인권), 삼성(박진만), 두산(이승엽)도 첫 스타트를 잘 끊어야 팀 재건 작업이 수월해진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