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는 것보다 운동하는 게 재미있어요.”
‘158km 파이어볼러’ 문동주(20·한화)가 비시즌에도 쉴 새 없이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비활동 기간이지만 개인 운동으로 2023년 새 시즌을 준비하고 있다.
광주 집에서 오전 10시부터 트레이닝 센터에 나가 첫 운동을 소화한 뒤 낮에는 모교 진흥고에서 고교 선배와 1시간30분 정도 캐치볼하면서 공을 던진다. 저녁에는 다시 센터로 돌아와 마무리까지 하루 3타임 운동을 한다. 주말 빼고 평일 5일을 이렇게 운동으로 가득 채우고 있다. 문동주는 “비시즌이지만 노는 것보다 운동하는 게 재미있다. 성격상 몸이 가만히 있지 못한다. 쉬는 건 충분히 쉬었으니 비시즌에도 열심히 운동을 해야 한다. 시즌 때 배운 운동법으로 어깨 보강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2022년 1차 지명으로 한화에 입단한 문동주는 3월 내복사근 미세 손상, 6월 견갑하근 부분파열 부상으로 두 차례 공백을 가졌다. 데뷔 첫 해 성적은 13경기(4선발) 1승3패2홀드 평균자책점 5.65. 하지만 시즌 마지막 3경기를 선발등판해 최고 158km 강속구로 호투하며 무한한 잠재력을 보여줬다.
지난해 9월27일 대전 LG전에서 3회 문동주의 바깥쪽 꽉 차는 158km 직구에 헛스윙 삼진 당한 김현수가 웃으며 혀를 내두르기도 했다. 문동주 스스로가 꼽은 2022년 베스트 공. 이어 시즌 마지막 등판이었던 10월3일 대전 SSG전에서 첫 승을 신고하며 내년 시즌에 대한 기대감을 한껏 높였다.
문동주는 “뭐든 처음이 의미 있다. 데뷔 첫 등판, 첫 승리, 첫 홀드가 기억난다. 2022년을 돌아보면 아쉽지만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는 해였다. 아쉬운 부분을 피부로 느꼈다. 이런 것을 나중에 알면 더 힘들었을 것이다. 새해부터는 이런 아쉬움이 남지 않게 잘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몸 관리와 프로 타자 상대에 있어서 느끼는 게 많은 해였다고 돌아봤다.
고교 시절부터 150km대 중반 강속구로 유명한 문동주였지만 프로에 와서 빠르게 습득한 변화구도 높이 평가받고 있다. 호세 로사도 한화 투수코치는 “커브는 이미 리그에서 손꼽히는 수준이다. 패스트볼, 커브, 슬라이더만으로도 충분히 통할 수 있다. 여기에 타자의 헛스윙을 끌어낼 수 있는 체인지업을 장착하면 한 단계 더 레벨이 오를 것이다”고 말했다. 각도 큰 커브와 빠르게 살짝 휘는 슬라이더에 시즌 막판에는 체인지업도 결정구로 적극 활용했다. 커브를 빼고 전부 프로에 와서 코치진, 선배들에게 배운 것이다.
문동주는 “변화구를 알려주시면 바로 경기에 자신 있게 던졌다. 두려워하지 않고 도전한 게 도움이 됐다. 처음 배운 것이기 때문에 오히려 편하게 부담 없이 던질 수 있었다”고 했다. 지난 6월3일 대전 키움전에서 7회 이정후 상대로 연속해서 체인지업을 던져 헛스윙 삼진 잡아낸 게 대표적인 장면.
당시 문동주는 5월 1군 콜업 후 로사도 코치에게 배운 체인지업이 손에 익지 않았다. 그런데도 최고 타자 이정후에게 과감히 썼다. 문동주는 “손에 익은 상태는 아니었지만 그날 따라 체인지업이 좋았다. 자신감이 있었다기보다 아무 생각 없이 했다”고 떠올렸다. 이정후도 최근 한 인터뷰에서 문동주의 체인지업을 어려운 공으로 꼽기도 했다.
카를로스 수베로 한화 감독은 “문동주는 마인드부터 남다르다. 그 나이대에 찾아보기 힘든 유형이다. 자기 신념을 실행으로 옮길 줄 안다. 겸손하기까지 한다”고 칭찬했다. 문동주는 “감독님, 코치님, 선배님들에게 많은 조언을 받은 덕분이다. 마운드에서 복잡하게 생각하려고 하지 않는다. 하나하나에 연연하거나 일희일비하지 않으려 할 뿐이다”고 말했다.
2023년 새해 목표도 복잡하지 않다. “건강한 것, 그거 하나밖에 없다. 저도 건강하고, 팀도 다치지 않는 것이 새해 소망이다”는 문동주는 “팀에 새로운 선배님들과 외국인 선수들이 들어왔다. 좋은 분위기 속에서 시작하니 저도 그에 맞춰나갈 수 있도록 하겠다. 아직 부족하지만 비시즌 몸을 잘 만들어 새해에 더 좋은 모습으로 발전하겠다”고 다짐했다. /waw@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