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이상 남은 것은 없다. 지난 3년 간은 조롱 받기에 충분할 정도로 잔뜩 움츠렸다. 하지만 이제는 더 이상 핑계거리도 없다. 투자를 했고 선수층도 보강했다. 이제는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2019년 9월부터 시작된 롯데의 성민규 단장 체제. 1기는 선수단, 팀 연봉 등 키워드는 ‘다이어트’로 대표할 수 있을 정도로 선수단 체질개선에 나섰다. 2022년까지 총 56명을 방출하면서 선수단 규모를 대폭 줄였다. 팀 연봉 총액도 2019년 101억8300만 원이었던 팀 연봉은 2022년 58억 9800만 원으로 대폭 줄었다. 육성이라는 방향성이 따라와야 했다.
방향성은 확실했다. 선수층이 빈약해졌고 이 과정에서 프랜차이즈 스타라고 할 수 있는 손아섭을 NC로 떠나 보내기도 했다. 성민규 단장 체제 하에서 롯데는 7위-8위-8위라는 성적에 그쳤다. 성적으로 증명해야 했지만 그러지 못했다. 이 과정에서 성민규 단장은 투자를 해야할 때를 기다리고 있었다. 롯데를 향한 비판, 그리고 조롱은 감내해야 했다.
지난 3년 간 롯데는 움츠렸다. 몸집을 줄이고 성적은 하위권이었지만 성민규 단장은 재계약에 성공했다. 성민규 단장 2기가 시작됐다. 이제는 추진력을 얻어 도약 하려고 한다. 그룹 차원에서 야구단에 다시 관심을 쏟기 시작했다. 지주회사를 통해서 190억 원의 유상증자로 야구단을 전폭 지원했다.
이 돈은 지난 3년을 치르면서 약점으로 드러난 포지션 보강에 고스란히 들어갔다. 포수 유강남을 4년 80억 원에 영입했다. 고질적인 불안에 떨었던 포수진을 단숨에 보강했다. ‘프레이밍 좋은 포수’로 투수진과 시너지를 기대하고 있다. 또한 유격수 자리에도 20홈런이 가능한 장타력 좋은 유격수 노진혁을 4년 50억 원에 영입했다. 그리고 팀 선발진의 현재이자 미래인 박세웅과 5년 90억 원의 비FA 다년계약까지 체결했다.
잔뜩 움츠리고 총 220억을 투자했다. 이제 도약할 수 있는 추진력을 얻은 셈이다. 그리고 잔뜩 빠져나가면서 얇아진 선수단을 보강하기 위해 투수 차우찬, 김상수, 윤명준, 신정락, 포수 이정훈, 외야수 안권수 등 타구단에서 방출된 선수들을 데려와 부족한 지점들을 채웠다. 이제는 방향성을 새롭게 설정했다는 것을 알리는 또 하나의 증거였다.
이제는 ‘윈나우’다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무조건 성적을 내야 한다. 3년의 시간 동안 나름 젊은 선수들도 착실하게 성장했다. 미완이지만 타선의 중심은 서서히 은퇴한 이대호에서 한동희로 옮겨가기 시작했고 20대의 필승조 라인도 다른 구단들에 비해 떨어지지 않는다. 찰리 반즈, 댄 스트레일리, 잭 렉스의 ‘경험파’ 외국인 선수들도 변수가 적다.
2021년 도중에 부임했고 악전고투를 했던 래리 서튼 감독도 이제는 핑계거리가 사라졌다. 그동안은 빈약한 선수단이었다고 항변할 수도 있지만 구단은 부족했던 포지션들을 채우며 전폭적으로 지원했다. 서튼 감독의 지도력과 철학, 소통능력에 대한 의문을 성적으로 증명해야 한다.
팬들의 기다림도 지쳤다. 과연 2023년의 롯데는 움츠렸던 시간, 팬들을 기다리게 했던 시간을 성적으로 보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