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박민우의 팬입니다.”
NC ‘강인권호’의 신임 타격코치로 부임한 송지만 코치는 그동안 박민우를 이상적인 타자라고 망설임 없이 꼽았다. 그는 “제가 개인적으로 박민우의 팬이다. 어떻게 저런 타격 어프로치를 가져갈 수 있나 생각한다. 정말 밥상을 잘 차려줄 수 있다. 타격 루트 자체가 다양하고 카멜레온 같은 친구다. 투수 유형과 상관없이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선수”라고 강조했다.
FA 시장 개장 초기에 송 코치는 “박민우 선수를 꼭 잡아줬으면 좋겠다”라고 말하면서 송지만 코치가 펼칠 NC 타선의 재건에 박민우는 꼭 필요한 선수임을 강조했다.
박민우의 재능이라면 송지만 코치는 물론 모든 야구인이 반할 수밖에 없다. 3000타석 이상 소화한 타자들 가운데 현역 타율 4위(.320)을 기록할 정도로 컨택 능력을 선보였다. 통산 출루율 3할9푼7리로 출루 능력에 217도루로 기동력까지 갖췄다. 수비도 KBO리그 2루수 중에서도 최정상 수준이다.
송 코치의 바람대로 NC는 박민우를 잔류시켰다. 5+3년 최대 140억 원의 초대형 장기계약을 맺었다. NC는 FA 시장에서 양의지가 두산, 노진혁이 롯데로 떠나는 등 이별의 아픔을 겪었다. 그러나 박민우를 잔류시켜 타선 재건의 핵심이자 팀의 구심점으로 삼으려고 한다.
이제 박민우는 이전 두 시즌 징계와 부진을 극복하고 화려하게 부활할 일만 남았다. 박민우는 2021년 부상과 방역수칙 위반 혐의로 출장 정지 징계를 받으며 50경기만 뛰고 시즌을 조기에 마감했다.
올해 징계 복귀 이후에는 104경기 타율 2할6푼7리(390타수 104안타) 4홈런 38타점 61득점 21도루 OPS .710의 성적을 기록했다. 기대보다는 아쉬운 성적이지만 박민우 나름의 고충이 담긴 시즌이었다.
속칭 ‘BABIP신’이 따르지 않았다. 올해 유독 잘 맞은 타구들이 야수 정면으로 향하며 안타로 이어지지 못했다. 올해 박민우의 BABIP(인플레이 타구 타율)은 .299에 불과했다. 통산 BABIP가 .363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는 불운한 시즌이라고 봐야 했다.
이러한 박민우의 불운이 정상 범위로 회귀를 한다면 국가대표 2루수이자 리드오프로 거듭났던 과거의 재능을 되찾을 수 있다. 그리고 2020년 통합 우승 이후 2년 연속 포스트시즌 문턱을 밟지 못한 팀의 상황도 개선시킬 수 있다.
양의지, 노진혁이 빠졌지만 박건우, 손아섭은 중심타선에서 건재하게 활약할 수 있다. 타선에서 한 방을 쳐줄 수 있는 트리플A 홈런왕 제이슨 마틴까지 합류했다. 김주원, 오영수, 오장한 등 유망주들 역시 잠재력이 터지기를 기다리고 있다. 박민우가 선봉에 서서 기회 창출을 해주고 적극적으로 휘저어야 한다. 다른 타자들을 더욱 빛나게 하기 위해서는 박민우가 타선 재건의 중추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
박민우는 FA 계약 직후 “형들이 팀을 떠났고 저도 위치가 좀 더 올라가다 보니까 제가 해야 할 역할들에 책임감이 많이 생기는 것 같다”라면서 “본래의 내 모습을 다시 보여드릴 자신이 있다”라고 각오를 다졌다. 박민우의 부활은 팀의 재건과도 맞물려 있다. 이제는 진정한 팀의 리더로서 거듭나야 할 시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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