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IA 타이거즈 양현종(34)이 9년 연속 170이닝에 도전한다.
양현종은 지난 9월 22일 NC 다이노스와의 창원경기에서 5이닝을 소화해 170이닝을 넘겼다. 2014시즌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했던 2021시즌을 제외하고 8년 연속 170이닝 돌파였다. 나란히 7년 연속을 기록했던 정민태 전 한화코치를 제치고 KBO리그 역사를 다시 썼다.
양현종은 1경기 5이닝을 더 던져 시즌 최종 175⅓이닝을 소화했다. 시즌 기록은 30경기에 등판해 12승7패, 평균자책점 3.78. 퀄리티스타트 16회, 퀄리티스타트플러스 4회를 작성했다. 한 번도 등판을 거르지 않았다. 한 차례 쉬라는 권유에도 자신의 책임을 다하겠다며 등판을 이어갔다.
새해에도 어김없이 이닝이터를 기대받고 있다. 부상 등 별다른 문제가 없으면 무난히 달성할 것으로 보인다. 자기관리를 잘하는데다 루틴이 확실하게 정립되어 있다. 아울러 9년 연속 10승에도 도전한다. 스승 이강철 KT 감독의 10년 연속 두 자릿 수 승리를 제치는 것이 목표이다. 통산 159승을 기록 중이다. 새해에는 정민철 전 한화 단장의 161승을 넘어 2위에 오를 것으로 보인다.
다만, WBC 대회 변수가 도사리고 있다. 2022시즌 예년과 달리 루틴을 빨리 가져갔다. 미국에서 많이 던지지 않아 조기에 구위를 끌어올려 개막부터 치고 올라가겠다는 계획이었다. 개막부터 좋은 구위를 던졌고 전반기는 8승4패, ERA 2.97의 좋은 기록을 냈다. 그러나 후반기는 4승3패, ERA 5.19로 주춤했다.
에이징 커브라는 분석도 있지만 반대로 루틴의 변화로도 해석할 수도 있다. 때문에 2023시즌은 평소대로 캠프 막판부터 구위를 천천히 끌어올리는 루틴을 가져갈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WBC 대회에 참가하면 3월 초에 100% 볼을 던져야 한다. 따라서 태극마크를 단다면 어느 때보다 시즌 관리가 필요하다.
내년 KIA 성적의 기본 조건은 양현종의 170이닝이다. 그래야 성적을 낼 수 있다는 것을 2022시즌에 보여주었다. 중간투수들의 과부하를 막아주고 다른 선발투수들에게도 큰 힘이 되었다. 이닝이터가 양현종이 없었던 2021시즌 9위였다. 중심을 잃은 선발진은 휘청거렸고 급추락했다. 그래서 양현종의 170이닝은 KIA에게 상위권 디딤돌이나 다름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