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칫덩이’ 트레버 바우어(31)의 거취를 결정해야 하는 LA 다저스다. 그의 거취에 대한 예상은 엇갈리고 있다. 다저스는 바우어라는 이름의 ‘악마의 유혹’을 시험 받게 됐다.
지난해 6월, 성폭행 혐의를 받으며 검찰 조사를 받았던 트레버 바우어(31)는 행정 휴직 처분이 이어진 끝에 지난 4월, 메이저리그 사무국의 324경기 출장 정지 징계를 받았다. 성폭력, 가정폭력 엄단을 위해 무관용 원칙을 세운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검찰 조사와 무관하게 출장 정지 징계를 내렸다.
하지만 바우어는 이미 성폭행 혐의에 대해 LA 지역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은 상황. 바우어 측은 사무국의 징계에 당연히 항소를 했고 8개월 여의 논의 끝에 194경기로 징계가 축소됐다.
이제 바우어는 올해 52경기 징계만 소화하면 다시 마운드에 오를 수 있다. 그러나 다저스는 일찌감치 바우어를 ‘손절’ 하려는 분위기였다. 규율과 문화가 엄격한 다저스 구단 입장에서는 검찰 조사를 받았음에도 구설에 오르내리는 바우어가 ‘눈엣가시’로 느껴질 수밖에 없다. 다저스 구단은 물론 선수단까지 바우어에게 등을 돌린 상황.
어쩌면 당연할 수 있는 선택. 그러나 다저스는 여전히 결정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일단 금전적인 손해가 막심한 상황. 지난 2021년 시즌을 앞두고 3년 1억200만 달러 계약을 맺었는데 다저스는 바우어를 제대로 활용조차 할 수 없었다. 성폭행 관련 조사가 들어간 시점부터 유급 행정 휴직 절차에 들어가면서 연봉만 새어나간 꼴이었다. 올해 남은 52경기를 제외하면 급여를 지급해야 한다.
메이저리그 사무국은 다저스에 14일의 시간을 줬다. 바우어를 40인 로스터에 등록할지 여부를 내년 1월 7일(이하 한국시간)까지 결정해야 한다. 다저스가 결단을 내려야 하는 시간은 약 일주일 남짓 남았다. 여전히 다저스는 결정을 짓지 못하고 있는데, 전망은 엇갈린다.
‘LA타임즈’의 칼럼니스트 빌 샤이킨은 30일, 다저스 소식을 다루는 ‘다저네이션’과의 인터뷰에서 “바우어의 복권 결정이 내려졌을 때 어떻게 행동해야 할 지 정했다면 그들은 14일을 가디릴 필요가 없었을 것이다. 어떤 결정을 내릴지 불확실했기 때문에 그들은 답을 정하지 못했다. 그들은 모든 것을 고려하기 원할 것이다”라면서 “바우어가 LA에 남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아직 바우어를 놓아주지 않았기 때문이다. 여전히 다저스 조직의 일원이다. 그들은 1월7일까지 그를 40인 로스터에 복귀시켜야 하며 ‘우리는 더 이상 바우어를 우리 구단의 일원으로 원하지 않는다’라고 공식적으로 말할 때까지 여전히 다저스 소속”이라고 바우어를 계속 잔류시킬 것이라고 예상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다저스가 바우어를 전력 외로 취급하고 있다고 보고 있다. 이날 MLB.com은 다저스의 오프시즌 과제를 설명하면서 선발진 구성에 바우어의 이름을 넣지 않았다. 타일러 앤더슨, 앤드류 히니가 각각 LA 에인절스, 텍사스 레인저스로 이적한 시점이고 별다른 보강은 없지만, 바우어를 전력 외로 생각했다.
매체는 ‘클레이튼 커쇼, 훌리오 유리아스, 토니 곤솔린, 더스틴 메이의 선발진에 노아 신더가드와 계약했다. 이게 정당한 5인 선발진이다’라면서 ‘그러나 이것으로 충분할까.시즌은 길고 선발진에 부상도 발생할 것이다. 곤솔린은 풀타임 피칭을 못 했고 메이는 토미 존 수술에서 돌아온 직후다. 커쇼는 허리 부상이 언제든지 생길 수 있다. 이 때문에 또 다른 노련한 선발 투수를 찾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라이언 페피엇, 안드레 잭슨, 마이클 그로브, 바비 밀러, 개빈 스톤 등 유망주들의 기용도 예상했지만 역시 바우어의 이름은 없었다. 2020년 사이영상 수상자인 만큼 제 컨디션이라면 바우어는 확실히 도움이 되는 투수다. 다저스는 고심의 늪에 빠질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과연 다저스는 ‘골칫덩이’ 바우어를 다시 품고 2023년을 치르게 될까. ‘지구 최강’의 아성이 무너진 시점에서 다저스는 바우어라는 악마 같은 유혹을 극복할 수 있을까.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