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나 행복했던 한 해였다. 야구장에 나와서 즐겁게 야구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삼성 라이온즈 포수 김태군(33)은 올 시즌을 되돌아보며 이같이 말했다. 지난해 12월 2대1 트레이드를 통해 NC에서 삼성으로 팀을 옮긴 김태군은 102경기에 출장해 타율 2할9푼8리(205타수 61안타) 2홈런 25타점 20득점을 기록했다.
김태군은 “트레이드 후 인터뷰를 통해 ‘야구장에서 미친 듯이 해보겠다’고 말했지만 스스로 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도 들었던 게 사실이다. 야구장에 나와서 즐겁게 야구할 수 있다는 게 정말 좋았다. 잠시 잊고 있던 제 스타일을 되찾게 된 것 같아 아주 만족스럽다”고 말했다.
김태군은 삼성 벤치에서 꺼낼 수 있는 가장 믿을 만한 대타 카드. 4할3푼5리의 높은 타율에서 알 수 있듯 감초 역할을 제대로 소화했다.
그는 “대타로 나설 때 팬들의 응원이 아주 큰 힘이 됐다. 지금껏 이렇게 큰 함성은 처음이었다. 어떻게 해서든 결과를 내야겠다는 목표 의식 덕분에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다”고 공을 돌렸다.
삼성에서 좋은 추억이 가득한 그는 올드 유니폼을 입었을 때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했다. “삼성 이적 후 정말 좋은 기억밖에 없다. 가장 기억에 남는 걸 하나 고른다면 올드 유니폼을 처음 입은 거다. 처음 입어봤는데 뭔가 강해지는 느낌이었다”. 김태군의 말이다.
전반기 타율 3할3푼1리(145타수 48안타) 1홈런 15타점의 매서운 타격을 뽐냈던 김태군은 후반기 들어 타율 2할1푼7리(60타수 13안타) 1홈런 10타점으로 좋은 흐름을 이어가지 못했다. 시즌 중 사령탑 교체라는 변화의 물결 속에 베테랑 선수로서 더 좋은 모습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이 컸던 터라 스스로 잘해야 한다는 부담감이 역효과를 낸 것이었다.
이적 첫해 행복했던 기억을 만든 김태군은 내년에 더 나은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 예년보다 일찍 개인 훈련에 돌입했다. 모빌리티 운동으로 가동성과 유연성 향상에 더욱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삼성은 올 시즌 강민호, 김태군, 김재성 등 3인 포수 체제를 가동했다. 김태군은 “함께 하면서 보고 배울 게 생기더라. 민호 형은 물론 재성이가 경기하는 모습을 보면서 느끼는 부분이 있었다. 아주 사소한 차이인데 저렇게 할 수 있구나 싶었다. 많은 공부가 됐다”고 여겼다.
삼성은 올 시즌 정규 시즌 7위로 마감했지만 반등을 위한 긍정적인 요소는 존재한다. 김태군은 젊은 야수들의 활약을 주목했다. 그는 “젊은 야수들이 마지막에 좋은 결과를 내고 시즌을 마무리한 게 가장 긍정적인 요소 아닐까 싶다. 시즌 종료를 앞두고 한 달간 좋은 경험을 하면서 내년에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자신의 생각을 밝혔다.
삼성은 내년 2월 일본 오키나와 아카마 볼파크에 캠프를 차리고 다음 시즌을 준비한다. “워낙 시설이 좋다고 정평이 나 있어 스스로 기대되는 부분이 크다. 좋은 시설에서 시즌을 준비하며 왕조 시절을 누렸다고 하니 한 번 느껴보고 싶다. 훈련 강도가 높다고 들었는데 첫날부터 퍼포먼스를 제대로 보여줄 수 있도록 잘 준비하겠다”. /what@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