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까지 버티자".
2023 KIA 타이거즈의 개막 타선은 2022시즌과 별반 다르지 않다. 와일드카드 결정전 라인업이 그대로 가동한다. 류지혁(3루수) 이창진(좌익수) 나성범(우익수) 소크라테스(중견수) 최형우(지명타자) 김선빈(2루수) 황대인(1루수) 박동원(포수) 박찬호(유격수)가 출전했다.
이 가운데 18홈런을 터트린 포수 박동원이 FA 자격을 얻어 LG로 이적해 자리를 비웠다. 한승택 또는 주효상이 그 자리를 채울 것으로 보인다. 슈퍼루키 김도영과 질롱 코리아에서 실전을 마치고 돌아온 김석환이 주전을 노린다. 이우성과 김호령도 주전에 도전할 것이다.
그런데 5월이 끝나면 공격과 수비에 커다란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친다. 국군체육부대(상무)에서 복무중인 외야수 최원준이 돌아오기 때문이다. 입대전까지 부동의 리드오프 겸 우익수로 활약했다. 1군 통산 543경기에서 타율 2할8푼8리 478안타 15홈런 160타점 265득점 76도루를 기록했다.
올해 퓨처스리그를 폭격했다. 타율 3할8푼2리 124안타 6홈런 73타점 90득점 8도루 출루율 0.509 장타율 0.511을 올리며 타율, 최다 안타, 출루율, 장타율 부문 1위에 이름을 올렸다. OPS 1.020이다. 퓨처스리그에서는 넘사벽 타자라는 평가를 받으며 기대감을 높였다.
최원준이 돌아오면 당장 타선과 외야진이 확 달라진다. 타순은 리드오프로 자리 잡는다. 최원준과 테이블세터진을 이룰 우타 2번타자가 중요해진다. 김선빈, 박찬호, 김도영 등이 후보이다. 포지션은 우익수로 나설 수 있지만 중견수도 가능하다. 그렇다면 나성범과 소크라테스는 자리 이동을 해야 한다.
도루 능력도 출중해 도루왕 박찬호, 탁월한 주루능력을 갖춘 김도영과 함께 뛰는 야구를 이끌 수 있다. 다른 선수들까지 자극하는 시너지 효과가 대단할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타선 뿐만 아니라 외야 수비력, 득점력를 끌어올리는 상당한 효과가 예상된다. 투수들에게는 최고의 선물이나 다름없다.
군복무를 하면서 여러가지 상승효과도 예상된다. 최원준은 11월 '2022 신한은행 SOL KBO 시상식'에서 "상무에 와서 외국인 타자들과 이정후와 같이 잘 치는 선수들을 주의 깊게 보다 보니 뭔가 보이는 게 있었다. 이런 부분을 중점적으로 생각해서 많이 좋아진 것 같다"고 말했다. 기술적인 진보를 예고하는 말이었다. 여기에 야구에 대한 절실함이 더해졌고 정신적으로 훨신 성숙해졌다.
최원준의 복귀가 가져오는 상승효과는 가늠하기 힘들 정도로 크다. 때문에 KIA에는 "최원준이 돌아오는 5월까지만 잘 버티자"는 말이 나오고 있다. 중위권만 유지하고 있더라도 단숨에 상위권을 공략할 힘이 생긴다는 것이다. 이런 점에서 최원준은 2023 KIA의 키플레이어나 다름없다. /sunny@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