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 시절 (오)지환이 형은 정말 배울 게 많은 선수였어요.”
KT 장준원(27)은 경남고를 나와 2014 LG 2차 2라운드 23순위 지명을 받은 유격수 유망주였다. 그러나 그는 LG에서 좀처럼 유망주 꼬리표를 떼지 못했다. 기량도 부족했지만 그의 주 포지션인 유격수에는 오지환이라는 넘을 수 없는 벽이 있었다. 출전 기회를 얻지 못한 장준원은 2015년 1군 데뷔 후 2021년까지 7년 동안 통산 93경기 출전에 그친 뒤 올해 5월 KT로 트레이드 이적했다.
장준원에게 오지환은 어떤 존재였을까. 최근 수원에서 만난 그는 “LG 시절을 돌이켜보면 내가 부족했기 때문에 경기에 많이 나가지 못했다. 또 올해 골든글러브를 받은 오지환 형이 줄곧 유격수에 있었다. 그 형을 넘을 실력을 갖추지 못했다”라고 회상했다.
그렇다고 오지환을 시기하거나 원망한 적은 없다. 오지환과 함께 많은 경기에 뛰지 못한 게 아쉬울 뿐이다. 장준원은 “오지환 형을 직접 보고 배우는 게 더 많았으면 좋았을 것 같다. 아무래도 내가 2군에 있는 시간이 더 많아 그러지 못했다”라며 “1군에서 같이 오래 있으면서 많은 걸 배웠다면 내게 더 도움이 됐을 것이다. 형은 정말 배울 점이 많은 선배였다. 멘탈과 야구하는 모습 모두 좋은 본보기가 됐다”라고 존경의 마음을 표했다.
경기고를 나온 오지환은 2009 LG 1차 지명으로 입단해 2년차인 2010년부터 주전 유격수 자리를 꿰찼다. 오지환의 1군 통산 성적은 1624경기 타율 2할6푼5리 1466안타 146홈런 745타점 880득점 240도루에 달하며, 올해 142경기 타율 2할6푼9리 25홈런 87타점 20도루 활약 속 생애 첫 골든글러브를 거머쥐었다.
그러나 만년 백업이라는 위치에서 얻은 소득도 있다. 장준원은 “그 기간 동안 더욱 단단해진 느낌이다. 고생을 많이 해서 1군에서 경기를 뛰는 소중함도 알고 있다. 그래서 십자인대가 파열됐을 때 속상함이 더욱 컸다”라며 “얼른 부상에서 복귀해 1군에서 잘하고 싶은 마음이 크다. LG에서 고생한 시간이 있었기 때문에 이런 감정이 드는 것 같다”라고 밝혔다.
장준원은 지난 7월 대전 한화전에서 정은원의 뜬 타구를 뒤좇다 멈추는 과정에서 오른쪽 무릎 전방 십자인대가 파열됐다. 트레이드 두 달 만에 큰 부상을 당한 그는 곧바로 수술대에 올랐고, 현재 최대 1년이 소요되는 장기 재활을 진행 중이다.
장준원은 “다행히 많이 좋아지고 있다. 근력이 잘 붙는 편이다. 트레이너님들이 많이 신경 써주신 덕분이다”라며 “기사를 통해 복귀까지 수술부터 1년이 소요된다고 봤는데 그거보다 더 빨리 복귀하는 게 목표다. 최대한 팀에 빨리 합류할 수 있도록 착실히 재활을 진행하겠다”라고 근황을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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