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야구를 호령했던 야구 강국이었지만 최근에는 ‘이빨 빠진 호랑이’로 전락했던 쿠바가 2023년 월드베이스볼클래식(WBC)을 기점으로 부활을 준비한다.
쿠바야구협회는 지난 25일(이하 한국시간)는 성명을 통해 메이저리그 사무국 측이 미국으로 망명한 쿠바 선수들의 WBC 출전을 허가했다고 발표했다.
공산주의 국가 쿠바는 공산혁명 이후 1962년부터 프로스포츠를 전면 금지했다. 대신 자국 내 아마추어 야구는 활발하게 이뤄졌다. 야구는 쿠바의 대표적인 인기 스포츠였다. 그리고 세계 무대를 호령하기도 했다.
그러나 세계 최고의 프로 무대인 메이저리그 진출을 위해서는 제3국 망명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쿠바 당국도 망명 선수들이 대표팀에 합류해 국제대회에 참가하는 것을 불허했다.결국 쿠바 야구를 이끌었고 이끌어야 했던 선수들이 대거 이탈하면서 쿠바 야구의 경쟁력도 약해졌다. 도쿄올림픽 본선 진출권도 따내지 못하는 등 약세가 점점 심해졌다.
쿠바도 더 이상 자존심만 세울 수는 없었다. WBC를 기점으로 망명 선수들의 합류를 전향적으로 생각했고 이들을 합류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다만, 미국 측의 미온적인 태도 때문에 망명 선수 참가를 확정 짓기까지 시간이 걸렸다. 후안 헤이날도 페레즈 파르도 쿠바야구협회 회장은 자신의 SNS에 “WBC에 참가하기 위해 미국 정부의 허가가 필요하다는 것은 독단적이고 차별적인 행태”라고 비난하기도 했다.
하지만 메이저리그 사무국이 쿠바 선수들의 합류를 허가하면서 쿠바도 만만치 않은 대표팀을 꾸릴 수 있게 됐다. 당장 2022년 아메리칸리그 지명타자 실버슬러거 요단 알바레스을 비롯해 호세 아브레유(이상 휴스턴), 랜디 아로자레나(탬파베이), 요안 몬카다, 루이스 로버트(이상 시카고 화이트삭스) 등의 선수들이 다시 쿠바 대표팀 유니폼을 입고 WBC 무대를 누비는 게 가능해졌다.
쿠바는 2023년 WBC 1라운드 A조에서 대만, 네덜란드, 이탈리아, 파나마와 함께 일전을 치른다. /jhrae@osen.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