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거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에서 류현진과 한솥밥을 먹었던 야마구치 슌(35)이 요미우리 자이언츠 방출 이후 새 소속팀을 구하지 못하고 있다.
일본 야구 전문 매체 ‘풀카운트’는 26일 ‘새 팀을 찾지 못하고 방황하는 거물들’이라는 제목의 기사를 통해 야마구치의 존재를 언급했다.
매체는 “2022년도 이제 일주일밖에 남지 않았다. 일본프로야구의 스토브리그도 점차 막바지 국면으로 향하고 있다. 그럼에도 여전히 새 팀이 정해지지 않은 거물 투수가 많다”라며 야마구치를 리스트에 포함시켰다.
야마구치는 지난 10월 25일 센트럴리그 4위(68승 72패 3무)에 그친 요미우리로부터 방출 통보를 받았다. 미일 통산 17년차인 올 해 1군에 단 1경기밖에 나서지 못했기 때문이다. 야마구치는 4월 8일 야쿠르트 스왈로스전에서 구원 등판해 2이닝 무실점을 기록한 뒤 1군서 자취를 감췄고, 부진과 함께 우측 무릎 부상을 당하며 2군에서 재활에 전념했다.
야마구치는 과거 요미우리와 일본을 대표하는 에이스였다. 2019시즌 다승왕(15승), 승률(.789), 탈삼진(188개) 등 투수 3관왕을 차지한 그는 그해 12월 포스팅을 통해 토론토와 2년 600만 달러(약 76억 원)에 계약, 미국 진출의 꿈을 이뤘다. 그러나 기대와 달리 17경기 2승 4패 평균자책점 8.06의 부진을 겪으며 1년 만에 지명할당 조치를 당했다.
방출의 아픔을 겪은 야마구치는 2021년 2월 샌프란시스코 자이언츠와의 스플릿계약을 통해 빅리그에 재도전했지만, 마이너리그 트리플A서 5경기 승리 없이 평균자책점 6.17의 난조를 보였다. 빅리그 승격에 실패한 그는 6월 전격 친정 요미우리 복귀를 결정했다.
야마구치는 복귀 첫해 15경기 2승 8패 평균자책점 3.56에 그치며 전성기 시절을 재현하지 못했다. 2019년 2억3000만 엔(약 22억 원)이었던 연봉도 올해 6000만 엔(약 5억 원)으로 깎였다. 여기에 시즌 전 코로나19 확진 악재가 겹쳤고, 결국 올해 1군 1경기를 끝으로 요미우리 유니폼을 벗게 됐다.
방출된 지 두 달이 훌쩍 지났지만 여전히 계약 소식은 들려오지 않고 있다. 풀카운트는 “야마구치는 2019년 최다승, 최다탈삼진, 최고승률로 투구 3관왕을 차지했던 선수다. 2020년부터 메이저리그에 도전했고, 2021년 도중 복귀해 2승에 그쳤지만 그의 나이는 아직 35살이다”라고 전했다.
야마구치는 현역 연장 의지가 강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활을 통해 무릎 부상을 털어냈고, 이달 마무리훈련 불펜피칭에서 건재함을 과시했다. 그는 당시 산케이스포츠와의 인터뷰에서 “나는 아직 불타지 않았다. 때문에 기회를 주실 구단이 있을 것으로 믿고 있다. 기다리겠다”라고 말한 바 있다.
그러나 현지 언론의 전망은 어둡다. 작년 2승에 이어 올해 1경기밖에 나서지 못한 30대 중반 투수를 데려갈 팀이 나올지 의문이다. 풀카운트는 “시간이 벌써 연말이 되며 은퇴를 결단하는 선수들이 나올 것 같다. 거취가 주목되는 실력자들이 과연 어떤 결단을 내릴지 지켜볼 일이다”라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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