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BO 레전드 포수인 이만수 헐크파운데이션 이사장은 꿈의 무대에 도전하는 후배의 잠재력을 높게 봤다.
지난 22일 서울 도곡동 KBO에서 개최된 제6회 이만수 포수상 및 홈런상 시상식에서는 고교 포수 빅3 중 한 명인 엄형찬(18·캔자스시티 로열스)이 제6회 이만수 포수상을 받았다.
이만수 이사장은 엄형찬의 잠재력에 주목했다. 이만수 이사장은 엄형찬의 롤모델이기도 하다. 이만수 이사장은 “내가 엄형찬 선수를 직접 가까이에서 이야기하고 처음 보았을 때가 6월 14일 경기상고 운동장이었다. 이날 엄형찬 선수를 보기 위해 학교로 직접 찾아가 재능기부 했다”며 처음 본 날을 떠올렸다.
이만수 이사장은 “가장 먼저 최덕현 감독과 만나 한 시간 넘도록 엄형찬 선수에 대해 많은 이야기 나눴다. 이런저런 이야기 나누다가 깜짝 놀란 것은 엄형찬 선수 아버지인 엄종수 코치가 경기상고 배터리 코치를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솔직히 부자지간에 같은 학교에서 지도자와 선수로 활동하는 케이스는 그렇게 흔하지 않기에 더욱 놀랐다”고 했다.
이어 이만수 이사장은 “엄종수 코치가 포수를 가르치는 것을 옆에서 지켜보며 노트에 기록했다. 내가 관심이 있고 지켜 보아야 할 포수는 엄형찬 선수였다. 고등학생 3학년이라고 하기에는 정말 믿을 수 없을 정도로 큰 키에 좋은 체격조건을 갖추고 있었다. 또 잘생긴 외모에 성격 또한 서글서글해 좋았다. 내가 엄형찬 선수를 처음 보고 느낀것은 부모님으로부터 어린시절부터 바른 인성을 배우고 자랐다는 것을 느낌으로 알 수 있었다”고 느낌을 전했다.
이어 그는 “본인의 생각이나 주관이 뚜렸하다는 것을 봤다. 블로킹 하는 것이나 주자가 있을 때 앉아 있는 자세, 그리고 도루할 때 빠르게 2루로 송구하는 동작 모두 완벽했다. 아니 나보다 훨씬 좋은 포수라는 것을 보게 됐다. 고등학생 치고는 너무 잘 한다는 것이 나의 솔직한 고백이다. 나는 엄형찬 선수를 보며 국내에서 가장 뛰어나고 가장 잘하는 포수라는 것을 확인했다”고 높이 평가했다.
한국 프로야구 레전드 포수의 칭찬은 마르지 않았다. 이만수 이사장은 “플레이도 물론이고 무엇보다 엄형찬 선수의 인품이 너무 좋았다. 그와 많은 이야기를 나누었는데, 어린시절부터 아버지의 운동하는 모습을 보며 자연스럽게 야구를 하게 되었다고 한다. 많은 포지션 중에서도 가장 매력적이고 좋아하는 포지션이 포수라는 것이다”라고 반겼다.
엄형찬은 올해 고교 포수랭킹 1위로 최대어 평가를 받았다. 고교야구에서 타율 3할9푼(82타수 32안타) 3홈런 30타점 22득점 OPS 1.031를 기록했다. 장타력과 컨택, 선구안을 겸비했고, 강한 어깨를 바탕으로 한 도루저지 능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만수 이사장은 “내가 더 이상 할 이야기가 없을 정도로 기본기가 완벽했다. 그래서 엄형찬 선수에게 물었더니 아버지인 엄종수 코치가 어린시절부터 철저하게 기본기만을 가르쳤다고 한다. 역시 훌륭한 코치는 선수들이 어떻게 해야 학생시절이 아닌 앞으로 더 훌륭하고 좋은 선수가 될 수 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고 추켜세웠다.
이런 능력을 갖고 그는 미국으로 향한다. 엄형찬은 지난 7월 메이저리그 캔자스시티 로열스와 입단 계약을 체결했다.부친인 엄종수 경기상고 배터리 코치에 이어 아들까지 미국에서 야구를 하게 됐다. 엄 코치는 과거 애틀랜타 브레이브스 산하 마이너리그에서 선수 생활을 한 바 있다.
이만수 이사장은 “엄형찬 선수는 어린시절부터 국내 무대가 아닌 미국 메이저리그에 들어가 선수로 활동하는 것이 꿈이었던 것이다”며 “단 한번도 꿈을 접지 않았다고 한다. 어린시절 자기가 생각했던 기량이나 실력이 나타나지 않아도 자신이 갖고 있는 꿈을 마음에 품고 어린시절부터 하나씩 그 실현들을 실천하기 위해 영어 공부부터 시작했다. 엄형찬 선수가 이만수 포수상에서 기자들과 인터뷰 할 때 이런 이야기 들었을 때 갑자기 나의 몸에서 전율이 흘렀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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